지금 당장 써먹는 글쓰기 비법
글감까지 다 정하고 스케치까지 했음에도 머릿속이 하얘진 경험 있으실 겁니다. 생각은 분명한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서 모니터만 한참 바라본 적도 있을 거예요. 저도 처음 글을 썼을 땐 매번 이런 순간이 도돌이표처럼 돌아왔습니다. 자주 쓰다 보니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오늘은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대화하듯 글쓰기' 비법을 나눠보겠습니다.
첫 번째, '상대방에게 말하듯' 시작해 보세요.
"아침에 우리 딸이 유치원에 가야 하는데 내가 묶어 준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더라고요. '이거 아니야. 이렇게 묶어죠. 키티 머리 핀으로 해줘. 왼쪽 오른쪽이 삐뚤어!' 곧 유치원 차가 도착하는데 저만 마음이 급하더라고요. 결국 공주님처럼 긴 생머리로 하자며 타협하고 보냈답니다."
"며칠 전, 동네마트에서 산 방울토마토를 씻다가 깜짝 놀랐어요. 껍질이 너무 반짝반짝해서 자세히 보니 왁스 코팅이 되어있더라고요. 결국 유기농 마트로 다시 장 보러 갔답니다. 귀찮았지만, 아이들 먹을 거라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죠."
"지난주, 10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어요. 많이 달라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하더군요. 웃음소리며, 말투며, 걸음걸이까지도요. 그날 밤, 그때 그 시절 추억이 떠올라 저녁 준비하다가도 피식, 운전하다가도 피식, 잠들기 전에도 피식하고 웃었답니다."
두 번째,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해 보세요.
"워킹맘들은 공감하실 것 같아요. 바빠서 화장도 못하고 나오는 날이 종종 있잖아요. 신호대기 중이거나 화장실에서 급하게 화장하다 마스카라를 코에 찍기. 한 번쯤 있지 않나요?"
"명절에 시댁 가서 남편한테 서운했던 적 있으시죠? 나는 주방에서 일하느라 바쁜데, 누워서 티브이 리모컨만 돌리다가 소파에 누워 잠든 모습 보면 왜 그리 화가 날까요?"
"육아맘은 공감하실 것 같아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영어 동요를 배워와서 하루 종일 부르는 걸 보면,
'혹시 영어 천재인가?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 들지 않나요? 저는 그랬어요. 그래서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아이에게 묻지 않고 저 혼자 영어유치원 간담회를 그리 열심히 다녔답니다."
세 번째,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을 만들어보세요.
"처음 블로그 시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게시물 하나 올리는 데 세 시간 이상 걸렸어요. 씨름해 가며 올렸는데 조회수는 0인 거죠. 그러다 열명만 방문해도 흐뭇해하고. 어떤 날은 다른 블로거들은 어떻게 썼는지 보고, 협찬받는 분들 보면 부러워했죠. 알고 보면 그들 중 다수도 저와 비슷한 시기를 겪고 고민했는데 말이에요."
"요즘 홈트레이닝에 빠졌어요. 숨차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영상 속 코치가 귀신같이 알아차려요. '여러분 힘드시죠? 그럴 때일수록 조금 더 하시면 됩니다.' 무슨 소리야 싶으면서도, 진짜 더 참고 하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더 많이 먹지만,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요즘 저희 집 아이가 높이뛰기에 빠졌어요. 올림픽 경기에 빠져서 그런가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눈으로 익혀서 몸으로 진짜 하더라고요. 결국, 학교 대표 높이뛰기 선수가 되었답니다."
이렇게 대화하듯 글을 쓰면, 저도 모르게 술술 풀려나가는 묘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내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말하듯이 쓰는 거라 덜 막힐 거예요.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실 필요 없습니다.
오늘 글 한편 써야 하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적용해 보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을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그렇게 대화하듯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글이 완성되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