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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정원 집 이야기 하나둘
이름 모를 아이가 이름 모를 친구를 데려왔습니다
이 아이들의 이름을 아시나요?
by
opera
Dec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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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의 이름 모를 새가
오늘 아침엔 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혼자 좋은 장소를 발견해 감춰두고
두고두고 먹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얼마나 대견스럽고 기특한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순간
,
듭니다.
친구와 둘이서 열심히 좀 작살나무에 보랏빛 열매를 먹고 있습니다.
열매를 그대로 내어둔 것이 너무 잘 한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해 봅니다.
친구와 둘이서 맛있게 아침을 먹고 있는 이름 모를 새를 보고 있노라니,
마음 한가득 채웠던 근심이 툭하니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을 잠시나마 느끼게 됩니다.
한 녀석은 마냥 아래 내려앉아 어제 작살나무 밑에 뿌려준 잡곡을 쪼아 먹고 있습니다.
아~ 참 다행입니다.
다른 먹거리가 있는 것도 알게 되었을 테니까요.
아이 둘은, 내일 먹을 열매를 남겨두고
배불리 먹지 않은 것 같은 몸을 흔들면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이들의 오늘 하루는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정겨운 나눔의 하루일 것 같습니다.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는 행복
곁에 가족이 있다는 것, 친구가 있다는 것,
이웃이 있다는 것, 동료가 있다는 것,
내 옆에 누군가가 앉아 있다는 사실.
그것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요?
그러고 보면 그렇게 많은 행복을 가진 우리는
그것을 깨닫지도 못한 채 늘
~
또 다른 것을 생각하고 삽니다.
나만 인정받고 싶고,
나는
너보다 낫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재고 생각하고
고민합니다
마음 한 조각 나눠주기도 머뭇거려합니다.
좀작살나무의 보랏빛 열매를 함께 나누기 위해
친구를 데려온
이름 모를 새의 너그러움과 사랑을 배우고픈
겨울날 아침입니다.
keyword
새
이름
감성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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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며 흙에서 배워가는 자연 속 일상의 다양함과 여행으로 얻는 인문기행기를 쓰고 그리며, 순간의 이어짐을 소중히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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