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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an 22. 2022

생각 줄이는 힘

생각 비우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인간은, "갈대"라는 얕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는 연약하고 휘둘리기 쉬운 존재지만, 생각하기에 무엇보다 위대하다는 내면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의 사고(思考), 생각은 아니 더 나아가서 생각하는 힘, 사고력(思考力)은 인류를 모든 자연 가운데 가장 발전하고 창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위대한 존재로 만들어 왔다. 


인간의 사고력은 생명 있는 것들을 돌볼 수 있는 힘을 주었고, 문명과 과학의 발전으로 이어져 우주정복까지 꿈꾸게 만드는 역사를 이어왔다. 게다가 개인마다 달랐던 생각의 힘으로 다양한 문화가 생겨나고 인류를 풍요롭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살아있는 한 호흡과 더불어 생각은 우리를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멋진 힘이다.

 

하지만 너무 많고 복잡한 생각은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것이 습관화되어있는 현대인들은 무슨 일이던 시작 전에 틀(tools)에 넣은 후 모의실험?(simulation)을 통한 결과 예측까지 해 보는 것이 습관화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두뇌의 힘은 충분히 그럴 능력도 된다. 충분한 사고와 계산 후에 시도해야 성공과 실패 여부에 상관없이 후회를 면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마음과 정신 우리의 어떤 사고는 이미 떠오른 그 순간이, 스스로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시뮬레이션"된 결과 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일단 생각했던 일은 더 깊게 빠져들어 곱씹고 곱씹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학창 시절 시험 볼 때 알듯 말듯한 문제를 찍어 답을 써야 할 때 지우고 쓰고를 반복한 후 다시 보면 결국 처음에 썼던 답이 정답이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생각 없이 경솔하게 행동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때론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 반복적으로 드는 생각은 잘라버려서 중단시켜야 한다. 생각이라는 것은 붙잡고 늘어진다고 새끼 치는 것도 아니다. 이자가 붙지도 않는다. 오히려 생각할수록 더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으로 마음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 맑은 마음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걷는 것이 필요하다. 걷다 보면 생각을 벗어나 오히려 객관적인 스스로를 볼 수 있다. 인생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같은 생각을 반복하고 고민하기보다는 생각을 비우고 생각했던 일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힘이 더 필요하다. 몸을 움직여 걷기 싫다면 채워졌던 생각을 비우고, 비워진 자리를 마음으로 움직이고 요동치는 시뮬레이션으로 채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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