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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an 28. 2022

지금 이 순간 만끽하기,  채우는 시작

순간 더하기 순간이 인생이기에 지금이 바로 기회다.




간밤에 서너 시간이나 잤을까 정확히 몇 시간 잤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밤새 뒤척였던 기억만 난다. 어쩌면 나에게는 불면이란 것은 영원히 없을 것 같았던 "잠 마니아"의 삶이 엊그제인데, 별일은 없어도 잠을 편히 못 잘 때가 있다. 동료가 불면증 때문에 병원에 다니고 급기야는 수면제를 먹고 잘 때도 왜 그럴까 싶었다. 그런데 인생은 공평한 것이다. 지금 내게 그런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


뒤척이는 순간 드는 생각은 내일에 대한 기대보다는 하루와 지나간 일에 대한 연민과 반성으로 가득 찬다. 지난 일을 생각하는 것은 순간뿐만 아니라 현재의 잎까지도 갉아먹는 벌레와도 같다. 지난 일은 그대로 묻어두자고 글로 말로 여러 번 다독였다.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의 하나는 지난 일에 대한 용서와 내버림이다. 그래서 인생 면역력을 올리는 힘중에서도 가장 힘을 들여야 하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힘, 지난 일 버리는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절대로 쉬이 물러갈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잠 못 드는 밤 영혼의 번민은 "왜 그랬을까..."로 떠내려간 것들, 결코 올 수 없는 것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고통을 준다.


나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처럼 나만의 리멤버 리스트(Remember List)를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중 아끼고 새기는 말 중의 하나는, 쉽게 잊히지 않는 명배우 로빈 윌리암스가 열연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딩 선생의 명대사 "Seize the days"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는 말이다. 지나간 것들은 흘려보내고, 다가올 것들에 대해 과한 기대도 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자는 나름의 의지 표현으로 오래전부터 기억하고 사랑하는 문구다. 현실이 힘들 때에 더 충실해야 했기에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나의 오랜 벗이다.


얼마 전 열반에 든 탁닛한 스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고 했다. 스님은 지금 바로 자신 앞에 있는 삶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고 놓치지 말고 잡으라 했다.

현재에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선 걱정과 후회 그리고 회한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현재에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평한 인생이라도 이만큼이면 됐다 싶다. 어떻게든 고쳐야 한다. 이 또한 강박증으로 다가올지 몰라도 그래도 고쳐야 한다. 이른 아침 일 시작 전에 동네를 오르락내리락 몇 바퀴 돈다. 몸이 힘들지 않아 잠이 안 오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어진 오늘 하루 영혼과 육신의 온전한 주인이 되기 위해 마음을 다독이며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 이런저런 주어진 일들에 치여갈 오늘이지만 금에 집중하는 이 순간, 충실히 움직이는 것이야 말로 오늘 밤의 불면을 제거해 줄 뿐 아니라, 지나갈 일들에 불과한 과거를 후회하지 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을 꽉 채워 사는 것이 인생 면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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