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밥 먹는 것의 장점. 코로나 끝나면 대화하면서 드세요.
코로나 팬데믹은 갇혀 사는 삶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게 만들었다. 사실 지금 쯤이면, 어떻게든 휴가라도 내어 2박 3일 혹은 3박 4일 동남아 여행이라도 가야 할 때인데... 혹은 가까운 일본 전시회라도 다녀올 때다. 여행을 하면서, 다니는 것도 좋지만, 호텔에서 우아하게 쉬는 것도 즐겁다. 요새는 호캉스라고 코로나 때문에 호텔에서 쉬고 여유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많고 가격 할인된 것도 많다만 잘 안 가게 된다. 아니 거의 가지 않는다. 돈도 없고 편안한 집이 좋은데 뭐.. 그래도 이국에서 맞는 아침의 호텔 조식은 가끔 그립다. 특히 동남아 여행 시 호텔 조식은 과일도 많고, 먹을 것이 다양하게 풍부하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더 좋다. 그래서 살이 쪄 오기도 하지만. 즐거운 추억이다.
몇 해 전에 중국 상해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중국 호텔에서 조식을 할 때면 요란스럽다. 음식을 담을 때도, 먹을 때도 대화를 참 많이 한다. 저녁에는 제법 큰 식당을 갔는데(우리는 밥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식사 시간에 대화라고 하기 엔 너무 큰 목청으로 얘기하며, 친교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사하러 온 건지, 만남의 회포를 풀러 떠들러 온 건지 모를 정도였다. 둥근 식탁을 돌려가면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대화하며 식사한다.
그런데 중국인뿐만 아니라, 어쩌다 외국인들과 식사를 하다 보면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때론 100% 알아듣지 못해, "으응"오~ 예" 장단 맞추며, 밥 먹는데 참 말도 많다 싶다. 식사나 하시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대화하고 밥 먹는다. 어떤 때는 밥을 밥으로만 먹는 사람은 우리뿐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단 우린 식당에선 식사를 열심히 한다. 조식을 먹을 때도 입에 맞는 음식을 가져다 먹으며, 주로 먹는 것을 우선 한 다음에 후식과 커피라도 갖다 놓고 대화를 한다. 유교문화의 영향인진 몰라도 밥상 문화가 유독 엄격한 환경에서 커서 그런 것일까? 사실 유교문화 영향이라고 만은 할 수 없겠다. 유교의 본고장인 중국은 어떤가. 오죽하면 호떡집에 불났다란 소리까지 나올까. 중국사람들의 식사시간 특히 아침에도 정말 시끄러울 정도로 많은 대화를 한다. 예전엔 참 "매너도 없다" 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주 보기 싫지는 않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너무 시끄럽게 하는 것은 민폐지만. 나름대로 장점도 있는 것 같다. 타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생겨서라기 보단,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
살면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갑론을박 하지만, 어쨌든 먹는 건 인생의 척추와도 같은 것이다. 못 받쳐주면 우린 설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즐겁게 먹으니 건강에는 더 좋지 않겠는가 말이다. 우리 문화는 술이 들어가면 대화를 풀어도, 밥만 먹는 식사시간에는 별로 대화가 없다.
식사시간을 길게 가지면서 대화를 하고 천천히 먹는 것은 건강 식생활엔 아주 좋다. 그렇지만 때가 때니 만큼 코로나 팬데믹인 지금 시점에선 식사 중에 대화하고 떠들면 안 된다. 그저 조용히, 천천히 먹는 것을 권하는 것이다.
식사는 15분 이상, 수면은 7~8시간, 주 5회 이상 땀 흘리는 운동, 이 세 가지는 꼭 구축해야 할 건강 생활습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습관적으로라도 계속되어야 할 세 가지지만, 식사를 15분 이상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진 않다. 그래도 직접적인 건강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걸 따지면 가장 중요하다.
천천히 식사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첫 번째로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소화가 더 잘된다. 가족들과 식사하면서 대화를 하면, 밥도 천천히 먹게 된다. 일부러라도 오랫동안 천천히 먹자고 하는데, 이게 건강에도 참 좋다. 소화는 입속에서 씹는 것으로 시작된다. 입안에서 일차 소화를 못 시키고 넘기다 보면, 식도나 위에 부담을 준다. 찬찬이 꼭꼭 씹어 먹으면 타액 속의 소화효소 프티알린이 많이 나와 소화도 잘 되게 갈아 준다. 프티알린은 탄수화물 분해효소로써 씹을수록 잘 분비되어 활성화된다. 나이 들수록 꼭꼭 씹어 먹어야 된다는 얘기가 맞는 말이다. 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특히 입에서 일차 소화를 시켜 내려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천천히 먹는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한다면 식사할 때 때때로 "입으로 먹지 말고 머리로 먹어라"는 것이다. 밥상을 앞에 두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어릴 때 "이 한 톨의 쌀이 농부의 피땀으로 일궈진 것이야, 그러니 밥한 알도 남기면 안 돼" 하신 어머니의 말씀을 한 번쯤 들은 추억이 있을 것이다. 밥상 앞에서 밥 빨리 안 먹는 다고 혼나던 기억과 함께.. 이제 밥상을 보며, 어려웠던 추억도 생각하며 감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수저 들 때 머리로 생각해 보자. 이 식사가 내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한 입을 떠도 영양가 있게, 소화 잘 되도록 머리를 써야 하는데, 어찌 후루룩 말아 넣을 수 있을까.
코로나를 겪으면서 예전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현실화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앞으로라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않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쓰레기 종량제를 처음 실시하던 때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5년이 훌쩍 지났다. 처음 시작할 땐 반대도 심했지만, 이제는 종량제 봉투에 들어있는 내용물까지 구분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미래는 확실히 알 수는 없어도 어떻게 갈 것이라는 그림은 보여준다. 나의 건강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컨트롤할 수 있다. 미리미리 준비해야만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을 때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했던 우리 선배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전한 우리나라를 잘 가꾸고 후손에게 더 좋은 나라로 물려주기 위해선 건강히 지켜야 한다.
삶의 질 향상과 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는 여유가 필요한 법이다. 이제 먹는 것도 즐겁게 나누며 격조 있게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다짐시켜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