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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ul 26. 2022

혼자서도 잘해요, 당당하게 시작하는 힘

혼자서도 즐기며 배워갈 수 있는 일이 있어야 인생 면역력이 올라간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막혔던 외부활동이 자유로워져 만나고 함께하며 여행하는 일상을 열어간다. 예전부터 우리는 함께 어울리는 "밥상문화"를 가진 민족이었다. 독특한 찌게 문화를 통해 부대껴야 식사도 제대로 하는 것 같았다. 저녁은 "가족과 함께, 혼자 밥 먹지 않기"가 정당했었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일은 살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함께 하면 가능해진다는 믿음은 우리를 묶어준 힘이다. 가족의 출발점이요, 조직의 유지상태며 사회의 근간이 되는 "함께"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매사를 "함께"와 "같이"가 우선하기에 때로 "개인"이나 "다양성"은 부각되기 힘든 때도 많았다.


우리가 "함께 문화"에 가까웠다면 일본은 "혼자 문화"에 가까운 나라다. 2000년대 초 일본 출장에서 늦은 저녁 거의 11시가 가까운 시간에도 패스트푸드점에서 서류가방을 두고 혼자 패스트푸드를 먹는 샐러리맨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우리 일행은 안쓰럽고 측은한 생각까지 들었었다. 우리 같으면 그렇게 혼자 먹진 않았을 테니... 2019년 코로나가 터지기 전, 도쿄에서 늦은 저녁 패스트푸드점에서 "혼밥"을 한 후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500엔 빠찡고 기계 앞에 서류가방을 둔 채 게임기를 돌리는 여러 명의 샐러리맨을 봤다.  이십 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은 오히려 더 확장된 일본의 "혼자" 문화였다.


그런데 어느샌가 우리에게도 혼밥은 물론, "혼자 문화"가 자연스레 자리 잡아 감을 보게 되었다. "함께"도 중요하지만 "개인"과 "다양성"의 존중도 인정하는 사회로 자연스레 변화되어온 것이다. 일본을 닮아간다 아니다의 차원과는 다르다. 코로나 이전에도 세상이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많은 변화를 주었지만, 특히 관계에 큰 변화를 준 것을 부인하긴 힘들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대면하는 경우에도 눈으로 소통하지 않는다면 진실한 소통이 어려웠던 경험을 했을 것이다. "단절"이라는 경험, "나 혼자"라는 경험을 절실하게 겪어보지 않았던가. 그 경험은 "함께"속에서도 "혼자"라는 세상이 있음을 여실히 깨닫게 해 주었다.


부모님 세대의 우리나라는 체면과 남의 이목을 중시했었지만, 이미 남의  눈치 안 보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스스로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세상이 변하고 달라져 왔기 때문이다. 지식과 문화의 다양한 성장과 발달, 열린 교류로 인한 변화 속에 자존감이 성장할 기회는 널려있다. 접하는 여러 매체들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누릴 수 있는 변화의 기회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원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누구에게나 세상은 열린 광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통하며 살아가는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무력해진다면 견뎌내기 힘들다. 일본의 "히키코모리"처럼 은둔형 외톨이나 세상과 단절해 숨어드는 외톨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혼자이면서도 당당하게 자존감을 키워가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 팬데믹은 새로운 세상을 시범적으로 보인 것인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한두 달? 한 두해? 예측 못한 3년이 지난 지금도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은 세상, 단절된 세상에서도 견뎌내는 경험들을 해왔다. 마치 끝날 것 같아 보였던 세상은 끝나지 않고 내일은 어떤 새로운 일이 닥쳐올지 모르는 위기감 속에 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스스로를 스스로가 돌 볼 수 있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의식주는 물론 혼자라는 문화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군중 속의 고독을, 고독이 아닌 성장"으로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반드시 혼자 문화를 고집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면서도 스스로를 지켜내는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청춘들은 현재를 즐기면서도 미래를 위한 저축이라는 부담을 품고 살 수밖에 없다. 이 저축에는 경제적인 부분만이 아닌 내면을 위한 저축도 반드시 필요하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취미 등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혼자 하는 취미생활에 익숙하고 성장하는 과정들을 공유하기도 한다. 요즘 대세인 캠핑도 혼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혼자 떠나보며 스스로와의 조우를 통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며 힐링하고 충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원하지 않아도 사회가 변하고 있다. 생산 가능한 청년인구는 점점 줄어들어 이미 청년 한 명이 노인두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기를 넘어서 노인 천만 시대가 눈앞에 있다. 도움을 받으려 만 하지 말고,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야 할 훈련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는 필수적이지만, 노년기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외로움이다. 외로움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려면 외롭지 않을 소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야 하는 것은 반드시 1인 가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생활해도 각자의 시간이 있기에 매 순간이 함께 일순 없다. 퇴근 후 "함께 식사나 하고 가지"의 권유도 개인들의 취향에 맞지 않다면 하기 어려워진 지 오래다. 곁에 누군가가 없어도 외롭지 않을 준비를 지금 해야 하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 이웃과의 관계에서 더불어 행복한 교류를 얻을 수 있지만 홀로 있는 시간에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혼자서도 할 일을 찾는 것이다. 그럴 때를 대비해 한두 가지 취미라도 만들어 두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무엇을 만들든지  음악 감상을 할 수도 있다. 혼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은 너무도 많다. 때로 나름대로 요리를 해 "혼밥"도 즐겨볼 수 있다. 하지만 먼저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평소 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열망과 꿈이 바탕되어야 한다. 비록 현재라는 여건이 충족되지 못한다 해도 "꿈"과 "원하는 소망"을 갈망하는 마음바탕이 살아있어야 한. 그래야 무엇을 배우든, 취미를 가지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속시키고 즐기며 이어나갈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혼자 보내야 할 시간은 있다.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혼자 가야 할 때는 오고 말 것이다. 거부하고 싶어도 받아들여야만 할 수밖에 없다. 뭐라도 혼자 시작하는 일은 힘들 수 있다. 힘들어도 해내야 하는 것이 성장하는 길이고 살아가는 길이다. 인생 면역력을 올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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