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ra Nov 10. 2022

ktx를 타고 5. 가을 산


산이 하늘로 오르랴마는

가을산은

한해의 영욕을 훌훌 털어버리고

벌거숭이 맨 몸뚱이로 푸른 하늘에 포근히 안긴다.


맨몸이라도 부끄럽지 않다.

걸친 것 없어 속살이 드러났어도 춥지 않다.

오히려

생채기로 엉클어졌던 육신이 드러나

몰랐던 스스로를 다시 볼 수 있다.


하늘은

상처로 얼룩졌던 벌거숭이 산을

애초에 제 몸이었던 양 품고

하얀 솜이불로 감싸며

함께 봄을 키워 갈 것이다.


차창밖의 가을산은

땅을 달려가는 ktx 보며

하늘에 안겨 구름 위로 달려간다


산이 하늘로 오르랴마는

애초에 제 몸이었던

하늘 

구름으로

오르며 내리며 하나로 이어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밧드의 양탄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