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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an 17. 2023

그대의 꼭 다문 입술, (입술은 침묵하고...)

오페레타 "쾌활한 미망인"중  사랑의 이중창


오페라는 대부분 무거운 줄거리가 많다. 애달프고 서글픈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야기도 많다. 오페라가 많이 작곡되던 시대적인 영향으로 귀족들의 고상? 한 예술적 감성을 충족시켜 주느라 스케일도 크고 화려하다.

여러 이유로 한번 공연하기도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도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그 모든 배경위에서도 "완성된 음악"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모든 것에 부족함이 덜한 현대인의 건조하고 메마른 심경, 맑고 아름다운 감성의 여유로 축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게는 렇다.

오페라 매거진을 만들고 좋아하는 곡을 소개하려니 무게감이 앞서는 곡이 많다.

그래도 연초인데... 희망차고 즐거운 곡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다 이 곡이 떠 올랐다.

곡명에 "쾌활한, 유쾌한"이 들어가지 않는가! 내용이야 비슷비슷하지만 제목은 즐거웠다. 비록 "미망인"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지만... 역설적이기에 더욱 현대적이다.

 

오페레타(Operetta, 경극)는 오케스트라와 춤과 대사가 있는 비교적 가벼운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의 경극과는 다르다. 오페라는 한창 유행했던 19세기에도 방대하고 무거운 분위기,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무대장치 및 많은 공연진과 공연할 수 있는 커다란 극장도 필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 한 것이라고나 할까. 음악적인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대사가 많고 춤과 움직임이 많은 조금 가벼운 곡으로 변환시킨 것이 오페레타다. 연극처럼 대사도 많지만, 클래식이기에 요즘 유행하는 뮤지컬과는 다르다. 오페라처럼 무거운 분위기? 는 아니기에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어찌 보면 "어중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내 생각에 불과하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자주 공연되진 않을지 몰라도 생각보다 아름다운 곡들이 많다.


오페레타는 독일 서민들이 즐겼던 민중가극 징슈필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기에 독일이나 프랑스 체코등의 작곡가가 많이 작곡하고 공연도 많이 하고 극 중 춤도 많았다. "모차르트가 자작의 희극 작품을 오페레타라고 칭한 편지 등도 남아 있지만 이것은 문자 그대로 '작은 오페라'라는 의미이며, 오늘날 일반적으로 "오페레타"는 "오페라"의 다른 독자적인 장르로 설립된 이후 오펜바흐, 요한 슈트라우스의 계통에 속하는 작품을 "오페레타"라고 부른다 (위키백과)".


프렌츠 레하르의 "쾌활한(유쾌한) 미망인 Die lustige Witwe"은 오페레타 중 널리 알려져 있는 곡으로 오늘날까지  많이 공연되는 곡이기도 하다.

프렌츠 레하르(1870~1948)는 체코에서 태어난 작곡가로. "빈의 여인들"이란 오페레타를 발표한 후, 많은 오페레타를 작곡하게 되는데, "쾌활한 미망인"은 그 증 가장 성공적인 오페레타다.  


줄거리를 보면 발트해 연안의 가상의 나라 폰테베드로에 사는 한나와 다닐로는 사랑하는 사이다. 한나는 다닐로숙부의 반대로 결국 돈 많은 다른 나라의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데 몇 년 만에 남편이 죽어 돈 많은 과부가 되고 만다. 갑부 미망인이 되어 폰테베드로로 돌아온 한나는 곧바로 사교계에서 여러 남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엄청난 재산의 미망인을 자국에 붙잡아 두기 위해 귀족들까지 애태우게 된다. 마침 한나는 첫사랑을 아직 잊지 못하고 배신당한 다닐로 역시 한나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지만, 자존심(돈 때문에 사랑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봐.)때문에 고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주변에서도 도움을 주고 여러 상황의 전개로 서로가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케 한 후 재결합한다는 내용이다. 한나와 다닐로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부르는 이중창 "입술은 침묵하고~(그대의 꼭 다문 입술)"는 이 오페레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많이 연주되는 유명한 곡이다.


널리 알려진 곡이라고 해도 귀에 익숙해진 것은 아마도 1995년 8월 한국을 방문한 플라시도 도밍고 님이 소프라노 홍혜경 님과 이중창을 부른 이후 아닐까 싶다. 홍혜경 님은 미국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에서 플라시도 도밍고 님과 호흡을 맞춘 적도 있어 두 분의 이중창은 아주 훌륭했다. 더불어 이때의 방한 공연에 대해서는 후일 쓸 기회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때 구입한 cd로 가끔 듣기도 하는데 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곡이다. 마침 유튜브에 cd곡을 올려놓은 분이 계셔 감사하며 옮겨본다. 들어보시면서 " 아~이곡!"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갈라콘서트의 주 레퍼토리기도 하지만 오늘은 신년개인음악회의 주 레퍼토리가 되길 빌어본다.




p.s.

1. 플라시도 도밍고 님과 홍혜경 님의 이중창으로 들어보는 "그대의 꼭 다문 입술"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y55lDcg4dI


2. 디아나 담라우님과 요나스 카프만이 부르는 "꼭 다문 입술"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1BTWAfb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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