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행 ktx를 타고 6편. 향을 기억하며...
자신이 죽어 새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
어디 한 두 가지랴 마는
가녀린 향은
온전히
스스로를 태우지 못한다면
향기 품은 연기를 내보내지 못한다.
기개를 떨치며
천하라도 태울 것 같았던 뜨거운 몸통과
고고히 이름 남기고 싶었던 마음은
마침내 제 몸까지 공양한 후
등신불이 되어서야 득도의 가르침을 얻는다
뼛속까지 타 들어가
가루로 흩어지는 재가 되었을 때야
쓸모가 된다는 것을 알기나 했을까.
맑은 정신
맑은 마음
나를 보고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득 품은 향은
휴일 이른 아침
청량리 역을 향해가는 ktx 인 양,
덜커덕거리며
묵묵히 제 갈 바로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