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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68화

by opera


2023년 5월 24일 수요일

(약간 흐리지만 따뜻하고 온화한 날씨)


어제저녁, 화분에 있던 목수국을 온실옆 수국 있는 곳으로 옮겨 심었다.

화분 속의 수국은 水국이라 그런지 건조해서인지 잎이 축 늘어져 있었기에 깜박하면 죽이겠다 싶어 땅으로 옮긴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남천을 화분으로 옮겨 심었으니 집이 바꿔치기된 것이다.

아침에 보니 목수국은 언제 그랬냔 듯이 꼿꼿한 잎이 바둥거리며 튼튼히 서 있다.

다행이다.

이사시키길 잘했다 싶다.

이제 자리 잡아 꽃만 잘 피면 되겠다.

오뉴월 마당이야기엔 마가렛과 장미를 빼긴 힘들다. 사계장미도 많이 있는데 노랑, 주황색 사계장미가 예쁘게 피었다. 겨울 지난 후 마른 가지를 잘라내 아주 작은 몸뚱이만 남았었던 아이들인데도 새 잎이 나고 잘 자라 예쁜 꽃을 피워주니 고맙다.


장미도 예쁘지만 사이사이 활짝 피기 시작한 마가렛도 예쁘다.

자세히 보면 어찌 저리 섬세하고 예쁘게 생겼을까.

흰색 꽃잎 저고리 속의 노랑 속곳, 초록의 가녀린 몸매의 조화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조물주의 신비함은 아무것도 아니게 밟혀 사라질 수 있는 들꽃 하나에도 머물며 생명의 존귀함을 보여준다.

바람에 흔들리는 들꽃 한송이든, 화려하고 장엄하게 아름다운 여왕 같은 장미에게든 살아있음의 축복은 동일하다.

짬짬이 마당을 돌보는 오늘 하루도 작은 것의 소중함과 주어진 순간의 고마움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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