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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71화

by opera


2023년 5월 29일 월요일

(오전 내 비 오고 오후에 개었다)


어제도 비, 오늘도 비가 계속 온다.

쏟아지는 비는 아니라 초목에 무리는 없을 듯하다.

비 오는 김에 화분에 심겼던 대철쭉을 앞마당 정원으로 옮긴다. 삽으로 땅을 파보지만 역시 돌이 많다.

적당한 곳을 찾아 몇 삽을 뜨는데 의외로 땅속까지 비가 스며들지 않은 곳도 있다.

땅이 넓어 내리는 비를 다 받기에는 부족했나? 마치 어디에 감춰 두기라도 한 것처럼...

여름 장마에도 땅이 떠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땅은 흙은 물이든 무엇이든 내리는 것은 다 받아들인다는 것 아닌가...

대지(The Good Earth)인 이유다.


찔레 장미 몇 그루를 옮기고 철쭉을 심어주니 거실창에서도 잘 보인다. 내년 봄이면 분홍 철쭉을 높이 피울 것이다. 담장 쪽 돌담아래 백합은 해마다 큰 키를 올리며 여름을 준비한다. 어느새 2미터 가까이 크고 굵게 자라고 있다.

마당의 백합은 꽃도 예쁘지만 그 향기 때문에 백합을 심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다.

올해도 겹백합을 몇 개 더 심었으니 여름엔 아름다운 향기에 맘껏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부슬거리는 비도 아랑곳없이 삼색이는 백합을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옆의 돌 위를 왔다 갔다 한다.

빗물에 미끄러울 텐데 고양이는 고양이인지라 전혀 불안정하지 않다.

검은 돌 위의 석조 거북이는 빗물에 온몸이 젖어 더 즐거워하는 휴일이다.

아니 대체공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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