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83화

by opera


2023년 6월 21일 수요일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예보대로 종일 비가 내렸다.

퍼붓는 비는 아니지만 대지의 목마름은 해갈시키는 비다.

뒷 채마밭에 오이와 가지가 열렸다. 특히 가지는 올 들어 처음 열린 아이다.

보랏빛 광채에 통통하게 적당한 몸매가 더 돋보인다. 커다란 잎에 가린 꽃이 핀 아이들이 여기저기 달려있다.

올여름엔 가지냉채와 구이를 많이 먹을 수 있겠다.

토마토는 여러 종류를 많이 심어, 이름도 모를 아이들이 많이 달려있다.

신기한 점은 토마토는 달려도 붉게 되기까진 시간이 제법 걸린다.

시장에서 사 온 잘 익지 않은 약간 푸른빛이 도는 토마토는 금세 붉게 익는데...

햇살아래서 제 몸을 붉게 태우는 것은 진정 시간을 요하는 일인가 보다.

가지에 매달린 생이라도 조금 더 누리고 싶은 것일까?

오롯이 제 몸을 달궈 진짜배기의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일까?

밭에서 제대로 익은 열매의 맛이 시중에서 파는 것과 다른 이유는 열매의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밭에서 딴 실과들은 한 입 베어 물때도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과 함께 한다.


앞 정원의 겹백합은 꽃 봉오리를 틔웠다.

별모자를 쓰고 있는 먼 나라 소년처럼...

하루 이틀새 꽃을 보일까?

다음 주는 여행계획이 있는데 그때 얼굴을 보이려나...

마당의 얌전한 아이들이라도 개성은 제각기 뚜렷하고 살아있다는 표현의 다양함은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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