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92화

by opera


2023년 7월 12일 수요일

(오전 흐리고 오후에는 햇살, 저녁에 살짝 비)


이번 주는 비가 계속 온다.

하루도 오지 않은 날이 없는 것 같다. 내리다 그치곤 햇살도 비친다. 밤에는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우려된다는데 우리 동네는 심하지는 않다. 물론 깊은 밤 자는 동안 쏟아지는 폭우는 잘 알 수 없다.


깜냥이는 며칠째 외박이다.

이제 다 컸나? 삼색이가 새끼를 데려와 그런가?

아무래도 새로운 곳을 개척한 것인가?

'어디서든 안전히 잘 지내고 있으면 되지...' 그냥 마음을 접는다

삼색이는 현관 앞 목재 보관함 위에서 새끼 네 마리와 함께 잔다. 아침에 현관문을 여는데 새끼 중 제일 작은 아기가 떨어진 것 같은데 고양이는 고양이인지라 유연하게 몸을 일으켜 달아난다. 어찌 그곳에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테크에서도 비를 피할 수 있는데 유독 그곳을 좋아한다. 저희들 밥도 거기에 넣어두는 줄 알기 때문일까 아니면 높은 곳을 좋아하는 냥이 특성 때문일까…


채마밭엔 토마토, 오이, 가지가 많이 달려있다. 방울토마토는 괜찮은데 큰 토마토는 엉덩이 쪽이 상한 것들이 많다. 비가 너무 와서 그런지, 햇빛을 덜 받아 그런지 혹 영양이 부족해서인지 모르겠다. 오이는 튼실하게 잘 달려 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소금에 살짝 절여 소박이를 해도 맛있다. 식구들이 오이를 좋아하기에 간식으로 먹기에도 딱이다. 오이와 가지는 줄기가시가 있어 그냥 따면 따갑다. 오이 몇 개를 전정가위로 잘라 무침을 한다. 옆에 가지도 세 개 따서 가지찜을 했다. 요즘은 구이를 많이 해 먹지만 예전에 아버지께선 꼭 가지무침을 해주셔야 드셨던 기억이 났다.

어머니께서 밥 하실 때 함께 쪘던 가지를 호호 불어가며 젓가락으로 가르던 생각이 난다. 밭에 달려있는 가지도 예전 그 가지처럼 예쁘고 진한 보랏빛이지만 뜨거운 가지를 호호 불며 무쳐 보아도 어릴 때 먹었던 맛은 아닌 것 같다.

여름 더위를 삭혀주던 어머니의 가지 냉국과 가지무침이 오늘따라 유달리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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