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선 에어컨 덕분에 그렇게 더운 줄은 모른다. 거실 창밖에 뜨거운 아지랑이가 간들거리며 올라오는 것을 보고 눈치챌 뿐이다. 장마가 그랬듯이 폭염도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찜통 사우나에 달궈진 마당 몸은 전주에 비가 많이 왔어도 갈증에 괴로워한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갈 것임을 알기라도 하듯 초목들은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한 달 전엔가 옮겨 심은 서부 해당화는 자리 잡아 잘 자라고 있다. 옆으로는 풀이 가득하다.
초록 풀 사이로 파란 꽃이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니 풀꽃이다.
이름도 모르는 풀인데 마당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풀이다. 파란 꽃을 예쁘게 피웠다.
풀도 자세히, 그것 하나로만 본다면 예쁜 것도 많다.
마당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초목들은 출처가 있고 정성을 기울여 돌본 아이들인 데다, 마치 보살핌을 아는 것처럼 정성 들이지 않으면 표가 난다. 관심과 보살핌으로 살아가는 마당 초목들에 비해, 풀이나 잡초는 인간에 의해서 재배되지 않고 원하지 않는 곳에서 제 마음대로 자란다. 풀 중에서도 사람에 의해서 유용성이 발견되어 풀에서 식물로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풀도 봐주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살아가는 것은 잡초에서 초목으로 초목에서 잡초로도 언제나 변 할 수 있다. 때론 풀처럼 잡초처럼 버티기만 해 보자며 이어가기도 한다. 보는 대로 뽑아버리는 풀이지만, 오늘따라 미안한 마음도 살짝 든다.
이해되고 위로되었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오늘 마당에서 파란 꽃을 피운, 눈앞의 풀꽃을 보고 격하게 공감하며 되읊어 본다.
풀꽃 1
오래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게 되면 연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