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핀 철쭉꽃

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2권 13화

by opera


아침 산책을 나선다.

가을바람에 더러 누렇게 익어가는 철쭉이파리들

그래도 아직 떨어지지는 않는다.


출근길에 부지런한 시내버스가 뿜어내는 먼지마저

모시적삼처럼 시원하게 철쭉잎을 한 겹 싸고도는데,

불어오는 바람사이로

고개 젖히며 활짝 웃는 얼굴이 보인다.


실핏줄이 터질듯한 얇은 피부,

수줍은 얼굴의 분홍꽃 아이 하나가

노랑 꽃술,

입술을 흔들거리며 웃고 있다.


떠나려는 가을에

홀로 피어난 이 아이는

나처럼 성급한 내년아이였을까

지난봄 화려했던 추억을 잊기 힘들어

환생한 그대였을까



p.s. 아침 산책길 도로변 철쭉 숲에 철쭉 한 송이가 핀 것을 봅니다. 기후변화 때문일지, 유독 늦게 피는 아인지 몰라도 홀로 피어난 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을 흔들기엔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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