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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Nov 09. 2023

가을밤 플라멩코


검은 바다 망토아래

홀로 서 있는 마른나무는

음악 없이 춤추라는 무대


만나지도 못했던 이별이 아쉬운

초록 무용수는

갈래갈래 찢어진 붉은 멍울 되어

비틀거리며 내려앉고


심연의 도시 바다 

아랑곳 않고

자유롭게 헤엄치는 붉고 노란 물고기는

갈색 연민의 리듬 타며

플라멩코를 추고 있다


그대

밤을 날아

검은 바닷속 마지막 가을이 되어보지 않으려나


어스름 불빛

여기저기 새어도

함께하는 관객 없으니

소리 없는 노래는

밤바다 울려 퍼지는 파동 되어

혼신을 다해 충실했던

가을날을

정중히 배웅하고


탁 탁 탁

떨어지는

리듬에 맞춰

밤바다 뜨겁게

유영하는

그대는

가을밤 플라멩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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