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다 해줘도 제대로 먹지 않고
단단히 탈이난 솜이가 안쓰러워 마음 쓰인 며칠,
그래 ~ 끌리는 대로 하려무나.
자유로이 왔듯 바람결에 갈 수도 있지만, 생명이야 어찌 그리 단출하리..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반갑게 인사한다.
"야옹 야아 옹 ~ 좋은 아침이에요오옹"
삼색이와 깜냥이 그리고 솜이의 트리오 ~
괜찮아진 것일까?
북어도 삶아 먹여보고 숯가루도 섞어줘도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는데...
어제저녁엔 강아지 소화제를 넣어 비벼줬더니
조금 먹었다.
약효가 있었던 것일까?
고양이통조림 한 수저 떠 약을 섞고
사료 깔은 밥그릇에 고기를 얹어 주었다.
야옹거리며 잘 먹는다.
길냥이 밥 먹는 것이 이리 기특해 보일 줄 알았나..
보는 이의 마음 헤아리기라도 하는 듯 야무지게 먹는다.
생명 있는 것들과의 교감은,
생명을 누리고 사는 자들의 특권 알까?
담담하고 가벼운 마음 선물 받고 역으로 나왔다.
멀리서 아우성치며 달려오는
회복의 ktx는
"다행이야 ~ 잘 나을 거야 ~"
반기며 격려라도 해 줄듯 다정히 멈춰 선다.
기차는 사랑과 용기와 위로를 실어 나르는
달리는 우체국,
마음굴 깊은 곳의 꿈과 희망까지 캐내어 올려주는 ktx는
길냥이의 야옹 소리, 반갑게 업고
오늘로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