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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현기 Mar 18. 2021

미니 소설 만들기

동사 활용하기

●미션 :생소한 5동사 활용으로 이야기 만들기.

돈지랄하다, 망발하다, 몽그라지다, 밭다, 쉬슬다



이렇게 산지도 어느새 한해를 넘어가고 있다. 갑자기 닥친 재앙이었다. 독감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는 팬데믹을 선언하며 전 인류를 감염시켰다.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 앞다투어 각 나라는 무역을 비롯해서 모든 통로를 봉쇄해 버렸다.

촉박한 납기에 쫓겨 무리하게 기업대출까지 얻어 원자재를 사들인 것이 지금에 와서는 화근이 된 것이다.

하루하루 조여 오는 자금 압박은 애가 밭고 간이 타들어 가는 듯했다. 결국 부도를 선언하고 직원 임금 정리를 끝으로 회사를 정리했다.

"당신이란 인간은 뭔 생각으로 일을 그렇게 처리해?"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그랬니?"

"돈지랄은 왜 떨어."

"가랭이 째져가며 기업 대출은 뭐하러 내긴 내."

평소 아내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스스로 화를 참지 못하고 망발을 퍼부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문밖에서 그 얘기를 듣고 계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지하 단칸방으로 이사했고 아버지는 큰 아버님 댁 근처로 이사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원치 않는 분가가 한해를 넘기고 있다.



어떻게 사시는지 식사는 제때 챙겨 드시는지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봬야 한다는 마음으로 대구행 기차에 올랐다. 아내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쿵쿵.

현관문을 두드렸다. 문 옆에 달린 인터폰은 고장이었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현관문만 세차게 두드릴 뿐이었다.



두 시간쯤 지났을까, 집으로 오시는 아버지를 보았다.

"어데 갔다 오능교?"

"경로당."

"웬일이고?"

......



"니더"

"어데. 난 개안타."

"드가자"

원룸 방인데 싱크대며 화장실이며 편리하게 잘 정리돼 있었다. 창문 아래에 이부자리가 깔려있었고 싱크대 안에는 양은냄비 하나가 뚜껑을 비스듬히 기운채 놓여있었다. 2구 가스레인지는 기름때가 덕지덕지 묻어 한눈에 봐도 청소한 지 꽤 되어 보였다.

세면장 옆에 음식 쓰레기봉투에는 한참을 치우지 않은 듯하다. 바나나 껍질은 뭉그라져서 물컹물컹하다. 그 밑에서 음식이 쉬슬었는지 구더기가 꿈들대는 듯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화장실 문을 꾹 당겼다.



"아버지, 같이 가입시더. 지가 죄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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