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난 사람
매번 나의 오지랖이 문제다. 모임에 나오지 못하겠다는 김샘의 토라진 문자에 할 수 없이 그럼 낮에라도 보자고 운을 떼었더니 그럼 오늘 점심에 보자고 하였다.
김샘과 후배 조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콩국수를 먹었다. 논문 때문에 지치고 기운 없어 보이는 얼굴에서 삶에 궁핍함이 느껴졌다. 돈이 없구나 그래서 더 지쳐보이는구나.
사실 내 앞가림도 못하는 처지지만 초취한 후배의 모습은 짠한 마음이 들었다. 다행스럽게 남편의 월급날이라 그래도 마음이 넉넉하였다. 예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움으로 고생하고 있는 후배의 처지를 눈치채고 있던 터라 오래 전 인사동 문구점에 가서 고르고 골라 사두었던 편지 봉투에 돈을 담았다.
'힘내!' 때론 말이나 글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간단하게 겉봉투에 두 글자를 쓰고 돈을 10만원 넣었다. 그녀가 이 돈으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힘을 얻는다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담았다.
'언니'라는 말이 부담스러워 누군가 나에게 언니라고 부르면 나는 달가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언니 노릇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언니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나를 언니라고 부르든 선생님이라고 부르든 그냥 다 괜찮은 마음이었다.
'절대 다른 뜻은 없어'라는 말을 강조하고 메일을 보냈다. 나라면 누군가 그렇게 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것이지만 사실은 조금은 걱정도 된다. 무엇이 맞는 지 지금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