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졸부의 품격_2
그들은 등장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학생의 아빠는 누가 봐도 명품인걸 다 알게 되는 큰 로고가 눈에 띄는 옷과 신발, 일수가방.
자체 발광을 원하는지 온몸에 금을 주렁주렁 달고 등장했다.
학생의 엄마는 아주 몸매가 드러나는 짧은 원피스에
명품 가방, 킬 힐, 진한 향수냄새. 무엇보다 교양 넘치게 씹던 껌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누구 부모라고 말하지 않아도 한눈에 그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그 이상이었다.
대부분의 말이 득 될 게 하나도 없었는데 그중 욕이 절로 나왔던 말들은 다음과 같았다
1. 우리 집은 돈이 많아서 우리 아들도 급이 맞는 애들이랑 노는 게 맞다.
2. 교사 월급 그거 얼마나 된다고 공부해서 교사 됐냐, 큰돈 못 만져보는 선생님 인생이 불쌍하다.
3. 우리 애는 돈 충분히 있으니, 불쌍한 선생님 인생이나 신경 써라 (애 자도 깨우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씨이바아알 좆같은 소리 하네’
중학교가 의무교육인 게 진짜 좆같은 순간이었다.
이따위로 학교 생활하게 둘 거면 남들한테 피해 주지 말고 때려치우라고 말하고 싶었다.
‘제발 돈만큼 뇌랑 교양도 좀 채워라 ‘
‘나도 학부모만 아니면 너네 같은 부류랑 말도 안 섞어’
상담이라고 할 수도 없는 1시간 동안
나는 그들의 돈자랑과 성공하고 싶으면 돈 많은 사람 잡아 결혼하라는 개소리들을 듣고 있었다.
그들은 허세와 싸구려 티가 버무려진 채, 돈자랑에 취해 스스로를 명품이라 착각하는 그런 존재들이었다.
학생을 욕할 게 아니었다. 저런 부모 밑에서 뭘 보고 배우겠는가.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 허세와 빈티의 콜라주.
아이도 결국, 그 그림 속 한 조각일 뿐이었다.
부모가 저런 식이면 아이도 달라질 가망이 없다.
그때는 이걸 몰랐다. 그래서 부모에게 학생이 뭘 잘못했는지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옥 같은 말로 알려줬다.
그걸 듣고 있는 부모는 얼마나 내가 웃겼을까.
저런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있으니, 무슨 대화가 되었겠는가? 태도도, 사고방식도 전혀 닿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해 겨울에 다짐했다.
이곳을 튀자.
문득 글을 쓰다 보니 궁금해졌다.
진짜 부자들은 자식들에게 돈을 지키는 법을 가르친다고 들었다.
저들의 돈은, 아직까지도 안녕 일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