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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 Sep 08. 2021

가을엔

바람의 온도가 달라졌다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의 감정이 바뀌듯

꽃잎과 나뭇잎의 살랑거림이 서서히 달라졌다

초록의 생기는 무르익어 이슬을 머금다 터뜨리고

뜨거운 태양의 노란빛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취해있다

어둠이 오려는 시간의 방향이 곧인데

아직도 기다리는 마음은 갈피를 못잡아 망설인다

회색빛 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리면

어느새 차가운 입김에 준비안된 민낯은 사색이 되어있다

모른 척 태양을 붙잡고 있던 마음은 바빠지고

예정된 시간에 다가오는 바람은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농익은 검붉은 유혹에 흔들리는 메마른 장미 하나

한 켠에 세워둔 낡은 책 속에 꾸깃한 쪽지 하나

아무일없이 묵묵한 마음 한 켠 오래된 고백 하나

하나 하나 하나 차곡차곡차곡 쌓아높이두고

가장 차가운 바람에 모두 실어 보내버리리라


이번 가을엔 절대 헤매이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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