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그림자도 내 곁을 떠나간다
어차피 잡을 수도 잡히지도 않는 명분이었지만
무엇이든 사라진다는 건 서글픈 일이다
단 한번도 만날 수 없는 내 뒷모습의 그림자도 사라지겠지
언젠가 저들처럼 나의 그림자도 떠나가겠지
그때 누군가가 무엇이든 기억해주기를
연을 부러 만들지 않은 슬픈 존재 하나만을 추억해주기를
후 불면 사라지는 먼지처럼
휙 나는 사라질 것이다
잡을 수도 잡히지도 않는 인연을 뒤로한 체
나의 뒷모습도 나의 그림자도 떠나갈 것이다
지금 멀어지는 뒷모습들이여 안녕
어차피 일면식도 없는 뒷모습들이여 안녕
남겨진 빈 좌석들만이 허무한 빛에 반짝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