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lina Jun 30. 2024

[10] 동결 1차:변형자연주기로 도전!

내막이 살짝 속을 썩였지만, 모든 게 다 좋아

4월, 신선 1차에서 난자채취 후 이식은 하지 않고 종결하였다. 두 번째 생리에 동결이식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그 시점이 돌아왔다. 첫 이식이라 설레는 맘 반과 1차에 되는 건 로또라는 걸 알면서도 내 아이를 만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반에 병원 가기 전 날 잠을 설쳤다. 


직장인답게 평일 오픈런을 위하여 새벽 4시 30분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대충 씻고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5시 30분쯤 도착했는데 난생처음 1등을 했다. 항상 내 앞에 3~4팀이 있었는데 1등은 처음이었다. 뭔가 느낌이 좋은데? (모든 것에 의미부여중..ㅎㅎ) 




생리 3일 차 : 동결이식 첫 진료, 변형자연주기로 도전

초음파 결과 난소 붓기도 많이 가라앉았고 자궁 상태도 양호하다고 하셨다. 원장님께서는 자연주기로 갈 건데 배란 날짜를 수월하게 잡기 위해  레나라정을(페마라와 비슷한 약) 복용하자고 하셨다.



* 동결 이식의 3가지 주기

1. 자연주기 : 난포 성장부터 배란까지 약이나 주사 없이 자신의 주기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2번, 3번에 비해 병원에 자주 가서 초음파로 난포와 내막의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호르몬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몸이 무리가 가장 덜하다.

2. 변형자연주기 : 페마라 같은 배란 유도제를 일정기간 복용하여 난포를 키우고 난포가 일정 사이즈가 되면 난포가 터지는 주사를 사용하여 배란일을 맞추는 방법이다.

3. 인공주기 : 난포 키우는 것 없이 프로기노바 같은 내막을 키우는 약을 복용하면서 내막이 일정 두께가 되면 이식을 하는 방법이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 프로기노바 복용하면서 두통으로 너무 힘들었어서 인공주기는 정말 하기 싫었다. 내심 자연주기이길 바랐지만 직장 다니면서 자주 병원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 나에게는 2번이 딱 맞는 방법 같았다.


레나라정을 생리 3일차부터 5일간 하루 2알씩 복용하라는 처방이 나왔다. 5일치인데 약값이 3만 원! 지원금 남으면 약제비 청구하려고 야무지게 환자용 처방전과 영수증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음 진료는 13일 후에!



생리 3일차~8일차 : 5일간 레나라정 복용, 역시나 두통이 ^^....

호르몬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가 두통인데, 주사는 괜찮은데 약만 복용하면 자주 두통이 오는 것 같다. 다행인 건 프로기노바급은 아니어서 꾸역꾸역 참다 보니 어느새 5일이 지났다. 가끔 배란유도제를 복용하면 생리가 금방 끝난다는 후기가 보여서 걱정했지만 큰 이상은 없었다.



생리 13일차 : 난포는 터지기 직전인데 내막... 너 왜 그래? 눈치 챙기자

동결 이식 두 번째 진료 날. 오늘 가면 이식 날짜가 잡히겠지 하는 맘으로 병원을 향했고 긴 기다림 끝에 초음파를 봤는데 웬걸...? 난포는 21mm로 터지기 직전인데 내막이 평균 5.9.mm, 가장 두꺼운 곳이 6.5mm로 너무 얇았다. 하... 내막 진짜!!! 자연임신 준비 때도 속을 썩이더니 시험관 하는데도 눈치 못 챙기고 얇다니 힘이 빠졌다. 


원장님은 지금 두께는 착상 확률이 낮고 되더라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이틀 후에 다시 한번 초음파를 보자고 하셨다. "그 사이에 배란되면 어쩔 수 없어요."라고 말씀하셔서 이식이 취소될 수도 있냐는 말씀이냐고 여쭤보니 이틀 후에 보고 이야기하자고 말을 아끼셨다...ㅎ 



생리 13일차~14일차 : 내막 두꺼워지는 모든 꿀팁 다 실행해!

원래도 내막 두께를 위해 비타민E는 복용 중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에 내막 두꺼워지는 팁을 검색해 봤는데 1. 만보 걷기 (이미 하고 있었음) 2. 스쿼트 3. 두유 마시기를 하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만보는 이미 출퇴근만으로 걷고 있어서 급하게 이틀 동안 하루에 스쿼트 50개씩 하고 두유도 3잔씩 원샷 때렸다. 



생리 15일차 : 내막 8.2mm 이식날짜 잡혔다~ 야호!!

잔뜩 긴장한 상태로, 어쩌면 취소될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을 앉고 세 번째 초음파를 보러 들어갔다.  초음파를 보시더니 원장님께서 "아주 좋네요."라고 한 마디 해주셨는데 바로 이틀 만에 내막이 8.2mm까지 자란 것이다! 기특한 녀석~


사실 스쿼트랑 콩물이 얼마나 드라마틱 한 효과가 있었을까 싶긴 하지만 뭐라도 하려는 내 마음에 하늘이 감동한 건지 가장 이상적인 내막 두께인 8~10mm 사이가 되었다. 소변 검사 결과 내일이 배란 예정일로 추정되고 안전하게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기로 했다. 


다음 주 금요일이 나의 배아 이식일이다. 그동안 두 달 넘게 고생한 시간들이 좋은 결실을 맺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1차 로또인 거 나도 알지만.. 그래도 로또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9] 지원금 제외하고 시험관 비용 얼마나 들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