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점 종결 연속 3번 하하
자연주기로 진행한 3차에서 0점 종결을 피하기 위해 주 3회 한의원에서 뜸과 침을 맞았다. 무려 3주간!
마지막에는 착상탕을 먹으면 임신 확률이 50%까지 올라간다는 한의사 선생님의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착상탕까지 주문했다. 비용은 14일에 25만원.
별 짓을 다했다. 혈액순환을 위해 이식날 아침에 사우나 가서 열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고 8층에 위치한 난임병원을 계단으로 올라갔다. 자임포함 임신 준비 경력 1.5년이라 진리의 될놈될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빙자한 발악을 떨며 3차 이식을 마쳤다.
결과는 뭐, 0.2점 비임신 종결.
2차 땐 임테기 한 줄을 보고 한 번, 피검 0점 종결 전화를 받고 한 번 눈물을 흘렸는데 참, 이것도 적응이 되는 건지 3차를 비임신으로 종결할 땐 오히려 담담했다.
비임신 종결하자마자 그동안 참아왔던 커피와 맥주를 들이켰다.
그리고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원인불명 난임으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동결 3차까지 끝나버린 나를 발견하고 나니 이제는 원인불명이 아니라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이를 둘, 셋 낳을 계획도 용기도 없다. 그저 아들, 딸 상관없이 건강하게 한 명만 낳아서 잘 기르는게 인생의 목표였는데 이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인 걸까?
어릴 땐 몰랐지만 성인이 될수록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