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해 보는 거야!
신선 1차, 동결 3차까지 한 분과 진행을 했다. 메이저 병원의 원장님이기도 하고 워낙 손기술이 좋다고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받아 다른 선생님은 염두에 두지 않고 바로 시험관 시작을 했다.
물론 정말 훌륭하신 분이다. 1차에 임신이 되어서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합이 맞아야 하는데 나와는 그 합이 맞지 않다는 느낌을 시작부터 받았었다.
나는 1부터 100까지 알아야 안심하는 스타일이다. 무작정 의사를 믿고 내 몸을 맡기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장님은 자세히 물어보는 것을 꺼려하셨다. 어떤 검사를 해도 수치를 기반으로 설명을 해주기보다는 "음 좋은데요?" 이런 식의 추상적인 대답만 해줄 뿐이었다.
진료가 계속될수록 불신이 되었고 바뀌지 않는 처방, 한 번도 본 적 없는 임신 수치는 이제 더 이상 이 분과 시험관을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만들었다.
사실 고민이 정말 많았다.
이미 5개의 동결배아가 있는데 배아가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선생님이 바뀐다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마음 때문에 망설여졌지만 나는 손바꿈을 선택했다.
손바꿈이란 동일 병원 내에서 다른 선생님께 진료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손바꿈 한 선생님은 적극처방 + 극극극T 성향으로 유명한 여자 선생님이다.
첫 진료를 본 후 디테일한 설명과 계획을 듣고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내게 2가지 선택지를 주었다.
통계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원인불명으로 시험관을 시작한 케이스는 3회 안에 임신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나처럼 0점으로 연속 3회를 실패하든지 화학적 유산, 계류유산 등으로 임신 유지가 안 되는 경우는 반복착상실패 검사를 진행한다.
반복착상실패검사란?
유전적 요인, 혈전성향 요인, 면역학적 요인 등 혈액 검사로 모체에 대한 임신 관련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혈액검사기 때문에 어려운 것 없이 피를 다섯 통 정도 뽑으면 된다. 바늘을 바꿔가면서 채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아픈 건 없었지만 네 통 정도 뽑았을 때 약간의 현기증이 느껴졌다.
나는 유전자 검사를 같이 진행했기 때문에 남편도 피를 한 통 뽑았다.
비용은 여자 약 50만 원 남자 약 16만 원이었다. (*병원마다 상이함)
혈전 문제 나오면 시험관 주사 끝판왕이라는 크녹산을 맞아야 하는데 벌써부터 두려운 마음이...^^....... 이 주사만큼은 피해 가고 싶었는데...
자궁경(자궁내시경)
처음엔 자궁경이라고 그래서 알아듣지 못했는데 자궁내시경을 줄여서 말한 것이다. 초음파 상에 이슈가 없었어도 내시경으로 보면 폴립이 있는 경우도 있고 자궁이 깨끗해도 자궁내시경을 하면서 착상을 도와줄 수 있게 내막 자극술을 함께 진행해 준다고 했다.
처음엔 국소마취로 진행을 하지만 폴립 제거가 필요한 경우 수면마취를 추가로 한다.
수술처럼 느껴져서 무서웠는데 생각해 보면 위내시경과 크게 다른 건 없다.
위 검사를 다 하고 동결 배아를 쓰지 않고 다시 채취해서 PGT(배아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옵션이다.
동결배아가 아직 많기도 하고 난자 채취를 할 때마다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우선은 선택 1로 진행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손바꿈 한 선생님은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셔서 내가 추가로 물어볼 게 없었다. 극 T라고 했는데 내 현 상황과 앞으로 할 수 있는 선택들에 대해 있는 사실만 말해주니 오히려 편했다.
자궁경을 하는 달에는 이식을 못한다고 하여 이번달은 쉬어가는 달이 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 자궁경이 예정되어 있는데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되면 좋겠다.
나의 새로운 출발이 좋은 결과로 끝맺음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