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채취보단 확실히 껌인데
오랜만에 끄적여보는 글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더 날아가기 전에 기록을 남겨본다.
자궁경은 자궁내시경의 줄임말로, 초음파상 혹이 없더라도 내시경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작은 폴립들을 제거하기 위해 시행한다.
병원에 따라 신선이식을 하며 병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다니는 병원은 3차까지 착상에 실패해야만 진행한다고 했다.
내 시술 시간은 월요일 오후 3시 30분.
아 이토록 애매한 시간이 있을까? 수면마취를 하기 때문에 오전 7시부터 물포함 금식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을 견디는 게 자궁경수술보다 더 힘들었다.
물 마시고 싶은 맘을 억지로 누르며 병원에 도착했다. 이식이 아니라서 채혈은 따로 없었다. Lucky!
항생제 테스트는 난자채취를 하면서 진행했기 때문에 생략하고 엉덩이 주사로 항생제 한 방 맞고 수액을 꼽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내 이름이 호명되어 수술실에 들어가니 4-5명 정도 되는 간호사들이 분주히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궁 고정 후 선생님께서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는데 눈떠보니 회복실이었다ㅋㅋㅋ 비몽사몽 하는 와중에도 배에서 생리통 정도의 통증이 느껴졌다.
한 시간가량 수액을 더 맞고 마취가 완전히 깨는 걸 확인해야 집에 갈 수 있었는데, 병원에 3시에 도착해서 7시가 되어서야 모든 게 끝이 났다.
집 가기 전 항생제 주사를 한 방 더 맞고 약도 처방받았다.
항생제를 이 정도까지 투약해도 되는 건가 살짝 걱정이 들었다.
다음날 소독을 하러 병원에 갔는데 작은 폴립이 다발성으로 있었고 모두 제거했다며 사진을 보여주셨다. 일주일정도 빨간 피가 날 수 있다고 했는데 찐이다!! 놀라지 말 것!
거의 5일 차까지 점성 있는 빨간 피가 화장실을 갈 때마다 쏟아졌다. 평상시는 통증이 없었는데 4일 차에 피 양이 많았고 복통이 있어 타이레놀을 복용했다.
7일 이후부턴 정상 컨디션 회복 완료! 다만 출혈 위험이 있어 2주간 탕목욕과 부부관계는 금지다.
자궁경 후 2주가 지났을 무렵 폴립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 병원에 방문했다. 폴립은 단순 용종인데 생각지도 못한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왔다.. 흑
추가 항생제 2주 치 당첨!
자궁경을 요약해 보면 항생제로 시작해서 항생제로 끝나는 수술인 것 같다ㅋㅋㅋ! 별로 안아프니 쫄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