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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스 Dec 30. 2020

[2020 안녕, 2021 안녕]이 시국 연말 결산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의 가장 큰 변화 : 길을 찾았다


올 한 해를 돌아보고자 1월부터 12월까지 내가 무얼 했나를 나열해봤다. 워킹 홀리데이에 가지 못하고 대신 제주에 내려갔고, 제주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한참 말하다 말고 곧 이게 다 불필요한 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말 필요 없이 11월이 나에겐 '올해의 달'이었다. 올해 목표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었다.


10월 초, 제주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왜 '디자인'이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막연히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면서 디자인 툴이 필요하다고만 생각했었고, 그냥 갑자기 '그래, 한 번 배워볼까?' 하고 학원을 등록했다. 개강 날 수업이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느꼈다. '아, 이건 내 거다!'


나에게 '그 느낌'은 정말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물론 그냥 온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인터뷰하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일러스트 작업을 틈틈이 해왔다. 크라우드 펀딩에도 도전을 해봤고, 뉴스레터를 기획 중이다. 그간의 경험들이 겹치고 겹쳐서 이 길이 드디어 보이게 된 거라는 걸 안다. 그래서 그 경험이 신기하고 소중하다.


제주에서 본 은하수




올해의 실패 경험 : 크라우드 펀딩


사실 펀딩을 성공시킬 생각만 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봐도 그다지 끌리지 않는 마케팅으로 대성공을 하리라 예상하진 않았다. 다만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펀딩 성공 경험을 가져가고 싶었다. 친구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공 경험이 아니라 피드백이라고. 그 말을 듣고, 생각을 달리해봤다.


펀딩에 실패(all or nothing 방식이라 모금이 되지 않으면 결제가 안 된다:무산된다)하더라도 응원해주고 직접 홈페이지에 찾아와 결제해주신 분들을 위해 리워드를 사비로 만들어서 직접 전달해드리고, 후기를 요청하는 거다. 펀딩을 열게 도와주신 오마이컴퍼니에도 인사할 겸,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사비를 들여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베스트 안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정답은 아니다 사실. 성공 경험도 중요하다. 지인들에 홍보를 한다면 사실 모금액을 충족시키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 성공 경험은 그대로 또 다른 일을 시작하기 위한 토대가 되는 중요한 경력이다. 또 그를 기반으로 오마이컴퍼니와 또 새로운 사업을 진행해볼 수도 있는 일이다. 둘 다 좋다고 생각하니 어느 쪽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을 것 같았다. 


펀딩을 준비하면서, 사실 머릿속에 계획은 쫙 펼쳐졌다. 우리를 파는 거다. 브랜딩을 잘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잘 포장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었는데, 사실 그걸 실패했다. 그냥 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브랜딩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게 됐다. 굉장히 많은 고민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냥 해서 되는 일은 없구나 다시금 깨닫게 됐다. 덕분에 더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갔고, 다음번에 펀딩을 할 때는 이 실패의 아픔을 잊지 말고 잘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는 지금 회사에서 일하면서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올해의 노래 : 당연한 것들

#당연한_것들 #이적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을 2020년을 겪고서야 알게 되다니 공감이 많이 가고 위로가 되는 노래였다.

2021년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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