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오늘 아침에 구민대학에서 문자가 왔다. 서양 미술사 두 개 강좌가 휴강이고 내년 2월에 보강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주에 미술사 선생님이 독감에 걸려 수업을 힘들게 하더니 안타깝게도 몸 상태가 악화되었나 보다.
수업이 없다고 하니 아픈 선생님께는 죄송한 일이지만 하루를 공짜로 선물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누가 강제로 시켜서 수업을 받는 것도 아니고 서양 미술사를 알고 싶어서 스스로 공부하고 있는데, 희한한 일이었다.
수업이 없다고 하니 마음과 몸이 늘어졌다. 일어날 시간이 지났는데도 늦게까지 침대에서 꼼지락거렸다. 이불 안은 온기가 가득해 따스했다. 포근하고 안락했다. 추운 겨울을 견딜 하루치의 온기를 오늘은 저속으로 충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