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온 심리학 #8

"가장 가까운 이야기"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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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산다고 하는 일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그러하다.


나는 태어나서 진심으로 행복하다.


얼굴도 잘 모르는 엄마와, 얼굴만은 생생한 아빠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이 말을 그 분들에게 직접 전할 수 있었다면 그 두 분도 너무 행복하셨을 것이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은 당신들의 행복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아주 잘 안다.


그게 삶의 속성일 것이라고 나는 아주 많이 생각한다.


이 삶이라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정말로 좋았기에 가는 길에는 잘 치우고 가고 싶다.


혹시나 그 자리에 잠시 앉게 될지도 모를 나그네를 위한 아주 약간의 향기만을 살짝 남기고 싶다.


삶으로부터 너무 많이 받아서 돌려드릴 건 향기뿐이다. 삶이 이것저것 주시며 잘 키워주셔서 무르익었다는 그 증언의 향기다. 삶은 언제나 인간의 편이었다는.


이 세상에서 자기 혼자라고 생각하는 나그네에게 향기로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증언이다.


나는 평생을 증언하며 살았다.


나는 행복의 증언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상담자가 되었다.


어떤 아픔 속에서도, 그럼에도 당신이 웃을 수 있었다는 그 행복의 순간을 증언할 수 있어서 나는 행복했다.


당신이 행복하다는 것이 나의 행복이라는 것도 나는 이제 아주 잘 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란 책은 읽지 않았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내 책꽂이에 꽂혀있다. 이 아름다운 제목이 이따금 눈에 들어오는 것만으로 다 읽은 기분이다.


고양이들이 언젠가 건너게 되는 무지개다리에 붙여질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는 정말로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고양이들을 잘 전송하고 난 뒤 내 차례가 올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은 아주 소박한 바람이다.


나는 많이 목격할 것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들의 죽음을.


그리고 나도 그리 닮아갈 것이다.


내가 내 고양이들을 닮아가는 일이 내가 목격한 것에 대한 증언이다.


행복, 그것은 마지막까지도 충만하게 행복했던 이들의 삶의 모습이다.


병원침대에서 마지막을 맞기보다는 어느 숲속 나무 아래에서 잠들고 싶지만, 바라옵건대 내 죽음이 산책을 즐기던 어느 누구라도 깜짝 놀라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장례비가 든 봉투를 머리맡에 두고 구청에 자동으로 연락될 알람세팅을 한 뒤, 고양이들이 좋아한 이불을 덮고 정말 행복했다고 한줄기로 흐르는 볼의 따듯함과 미소의 부드러움을 가득 느끼며 이제 편히 잠들고 싶다.


마음이란 것이 있어 나는 마지막까지도 사치스럽게 살다 간다.


인간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것은 다 누리다가 간다.


마지막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먼저 떠난 반려동물이 그 주인을 마중나온다는 이야기, 나도 그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것들이 다시 만나 또 사랑만 하는 이야기.


그렇게 우리가 다시 만난 것이 지금의 이 삶이라는 것을, 나는 아주 많이 생각한다.


냐옹, 그랬던 것이라고, 너는 하품을 하고는 내 가장 가까운 곁에서 눈을 마주본다. 그 맑은 눈으로 다 들려준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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