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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상담소를 만들어보자 2nd #5

"다섯째 날"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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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격자를 짜넣었다. 예쁘다. 덩굴을 감거나 벚꽃가지를 격자 사이로 삐져나오도록 배치할 생각이다.


통로에는 정원석을 깔아도 좋고, 대나무들을 길게 눕혀 이색적인 산책로의 느낌을 연출하고도 싶다.


만들어지다보니 가정집과 사찰의 그 어느 경계에 이 공간은 현재 위치하게 되었다. 뭐라고 딱 규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것만의 독특한 색채를 발한다. 그리고 그게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처음으로 고양이를 냥줍해서 기르기 시작했을 때가 떠오른다. 구조한 날 기본적인 검사를 받고는 3주 후에 다시 방문하게 된 동물병원의 원장님은 내 고양이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어머, 너 사랑 많이 받고 있구나."


어떻게 알았을까? 그때는 그게 너무 신기했다. 나는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다해 이 우주에서 가장 소중하게 내 고양이를 아끼고 있었다.


지금은 이 공간을 보며 왠지 알 것 같다.


지나가는 많은 이들이 자연스레 그렇게 알아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이 정말 사랑 많이 받은 공간이라는 것을.


정성을 다했다.


코숏들이 다 비슷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내 고양이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다.


지극히 다한 정성으로 말미암아.


그런 공간이다.


곱게 단장했으며, 자연스러운 윤기가 흐르고, 빛이 투명하게 반사된다.


오래오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다섯째 날의 햇살 속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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