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깨닫는마음씨 Mar 07. 2024

세상에 없던 상담소를 만들어보자 2nd #8

"여덟째 날"




  자전거가 어울리는 공간이라면 대체로 예쁜 공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시끄럽지 않아서다. 자전거의 주행은 고요한 선을 그린다. 그래서 우아하다. 요란한 자기주장을 하기보다는, 주변환경 속으로 조화롭게 미끄러져 들어가 어떤 유연한 운동을 하는 것이 자전거다.


  고요한 선.


  선(禪)의 선(線)이다.


  선. 그것이 선(線)이든 선(禪)이든 이 공간에는 선이 무척 중요하다.


  점이 아니고 선이다. 끊어진 것을 다시 연결짓는 것이다. 그리고 같이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취지를 반영해, 공간의 선들을 가급적 연결되는 형상으로 만들어달라고 목수반장님께 부탁을 드렸다.


  반듯하게 정형화된 각을 잡겠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각은 조금씩 일그러져도 된다. 그러한 속에서도 연결된 감각이 드러난다면 차라리 그것이 의도하던 바다.


  우리가 다 서로 다르고 각자 조금씩 일그러져 있을지라도, 그런 우리가 분명 만날 수 있다는 사실.


  바로 그런 사실을 이 공간을 통해 드러내고 싶다.


  우리는 바로 그와 같은 풍경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들창이 열리는 외부자리에 의자를 만들어 배치했다. 조금 삐뚤게 놓은 것은 그게 어울리는 공간이라서다.


  우리가 만나 함께 잘 어울릴 곳.


  한결같이 그리는 여덟째 날이다.




작가의 이전글 세상에 없던 마음공간을 만들어보자 #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