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완전히 새롭게 이해하는 사실적인 부모안내서 #2

"아이를 타자로 만나는 축제"

by 깨닫는마음씨




가끔씩 아이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기적의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순간은 교회에 헌금을 아무리 많이 해도, 또는 절에서 108배를 아무리 많이 해도 쉽사리 경험하기 힘든 순간입니다.


그 순간이 언제인지 알기란 아주 쉽습니다.


'이거 뭐하는 새끼지?'


우리에게 이 생각이 들 때가 바로 그 순간입니다.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물음은 부모가 가진 자아의 환상을 깨트리는 계기가 됩니다.


자아의 환상은 언제나 타자의 존재 앞에서 깨집니다.


우리가 도무지 모르겠는 낯선 것으로 아이가 드러나 있을 때, 아이는 분명 타자입니다. 자신이 엄연한 존재임을 당당하게 알리고 있는 타자입니다.


예측불가능하고 통제불가능한 타자로 자신을 알리는 아이는 지금 자기 존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는 부모가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부모의 생각보다 더 크고 멋진 존재로 자라나게 될 것이라고 확증적으로 예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는 대체 뭐하는 새끼냐면, 존재하는 새끼입니다. 우리의 상상보다 더욱더 아름답게 반짝이며 존재하는 새끼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새끼를 바라보며, 어쩌면 우리가 이러한 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맞다. 이거 내 새끼지.'


내 새끼가 맞습니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 나라고 하는 타자의 새끼입니다.


나를 아니까 내 새끼도 안다고 생각했던 자아의 환상이 깨진 자리에서는, 이처럼 내 새끼에 대해 모른다는 사실은 내 자신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사실로 함께 드러납니다.


뻔하고 지루한 한계로만 가득했던 부모 자신의 운명도 바뀝니다.


아이가 타자이듯이, 부모 자신도 타자입니다.


우리의 상상보다 더욱더 아름답게 반짝이며 존재하는 부모도 가능합니다. 더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타자와 타자가 만나서 하는 것이 대화입니다.


대화는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나누는 가능성의 축제입니다.


바로 존재의 축제입니다.


타자를 환대하는 이 매일매일의 축제 속에서, 아이는 풍년의 알곡처럼 영글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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