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다리던 지적이고 과격한 심리학 #5

"자칭 심리학 전문가가 만들어지는 마법"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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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디어와 SNS 등지에서 심리학 전문가라고 자기를 알리는 많은 이들이, 실은 아무런 자격과 권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그렇게 내세울 수 있게 된 모종의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사기꾼 유망주들은 알아두면 훌륭한 사기꾼이 되어 부모님으로부터 명절 때마다 따듯한 말씀 한 마디를 더 들을 수 있는 일에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우리 자식이 TV에도 나오는 사기꾼이 되었다니 부모님께서 크게 자랑스러우실 겁니다. 꼭 알아두셔서 효도 많이 하세요.


이것은 비단 심리학 분야에만 적용되는 방법은 아니고, 각종 분야에서 이미 많은 선구적 양아치들이 자주 해오던 일입니다.


양아치들에게는 탁월한 능력 하나가 아주 잘 발달해 있는데, 자신이 양아치 기질이 있는 분이라면 아주 공감하실 겁니다.


그것은 바로 같은 양아치를 잘 알아보는 일입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양아치 중에 일정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선배양아치를 다른 양아치 유망주가 알아봅니다. 그러면 이 유망주는 선배양아치를 찾아가 자신을 의탁할 생각을 품게 됩니다.


물론 적절한 선물을 들고 갑니다. 만약 선배양아치가 자기의 대단한 인생경험을 담은 허접한 자기계발서를 팔고 있는 이라면 그 책을 한 100권쯤 사줘서 선배양아치와 만날 계기를 마련합니다.


조폭의 논리입니다. "형님, 제가 사과박스 좀 들고 왔으니, 친동생처럼 앞으로 잘 챙겨주십시오."라며, 그 산하의 조직원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배양아치는 자기를 대단한 권위를 가진 존재로 받들어준 그 유망주를 귀엽게 보며 '형님'으로서의 의리를 다하려 하게 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양아치 유망주는 이러한 전화를 받게 될지 모릅니다.


"어 형이다. 너 심리학 한댔지? 나랑 형동생하는 PD 형님 한 분 있으신데, 이 분이 술도 잘 마시고, 풍류도 좀 아시며, 아주 끝장나게 멋진 형님이야. 근데 이 형님이 만드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강연자가 필요하다는데, 내가 너 추천했거든. 요즘 사람들 심리학 좋아하니까 이 형님한테도 좋을 것 같아서. 어때 잘 할 수 있지?"


유망주는 기쁩니다. 형님께 한 200만 원 쓰니까 바로 이렇게 방송출연의 기회가 생기다니, 이게 바로 더불어 사는 세상이고, 사람사는 재미인가 싶습니다. 100권의 분량만큼이나 무의미하게 전기톱으로 갈려나가야 했던 파푸아뉴기니 제도의 나무들의 마음은 많이 아프겠지만,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기 부모처럼 이 세상 모든 것이 자기에게 봉사해야 하는 현실이 당연하다고 양아치 유망주는 믿습니다.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심리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선배양아치의 추천으로, '심리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PD가 만든 미디어의 무대 위에서, '심리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대중 앞에, 이 양아치 유망주는 '심리학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서는 일에 성공합니다.


마음을 배로 먼저 느낀다는 둥, 정말로 모든 마음에 대해 경험해보지도 않고 이미 다 아는 양 모든 마음이 온전하다는 둥, 무대 위에서 어떤 개소리를 해도, 그것이 개소리라는 사실이 눈치채이지 않게 됩니다.


자기가 머릿속으로 짜낸 소설이 스포트라이트 아래서 마치 사실적 진리처럼 포장되는 일에 문제가 없어집니다.


남는 결과는 이 양아치 유망주가 200만 원을 들인 '심리학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미디어가 공인해주는 형태로 획득하게 되었다는 것뿐입니다.


얼마나 손쉽고 놀라운 방법입니까. 그야말로 마법입니다.


다른 이들이 최소 2000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 이상을 들여가며 성실하게 심리학 석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또 거기에 적어도 2000만 원 이상을 더 투자해 심리학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트레이닝 과정을 밟는 동안, 우리의 양아치 유망주는 단돈 200만 원으로 순식간에 심리학 전문가처럼 보이는 일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양아치는 반드시 알아야 할 마법입니다.


여기에서 정말로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심리학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획득한 양아치는 그것을 진심으로 정당한 것으로 여긴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입장에서는 200만 원이라는 '정당한 보수'를 지불하고 '전문성'을 구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어떠한 PD에게 몸을 제공함으로써 무대에 오르게 된 가수가, 자기에게는 뛰어난 음악성이 있다고 말하는 일과 같습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그의 음악성 때문이 아니라, 그의 도구성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짜장면을 돌린 후 반장이 된 한 초등학생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이 초딩이 자기는 공부를 잘해서 반장이 되었다고 말하고 다닙니다. 자기는 공부전문가라고, 머리가 진짜 좋다고 자기를 홍보합니다. 그게 자기가 반장이 될 수 있었던 정당한 이유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짓을 하니 양아치인 것입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가 하던 짓과 동일합니다. 육체적 힘이 아니라 미디어의 힘을 이용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후자 쪽이 더 저열합니다.


어릴 때 육체적 힘에 열등감을 느낀 어린 양아치 유망주들이 나이가 든 뒤 미디어를 활용한 양아치가 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형님, 아우 하는 유사-조폭놀이나 하며, 자기들끼리 권위의 성을 세워갑니다. 학창시절에 이들이 얼마나 일진들을 동경과 선망의 눈길로 바라봤을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최소한의 전문성의 검증도 없이, 개나소나 전문가로 내세워 출연진을 확보하는 일에만 관심있는 방송계의 행태는 분명 이 글에서 다룰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을 '그들만의 리그'라고 부르기에는 성실한 진짜 전문가들에게 돌아오는 피해가 너무 큽니다.


이번 연도에 한 유명방송인분이 제가 강의하고 있는 대학원 학과에 입학하셨습니다. 평소에 상담 및 심리학 등 마음을 깊게 배워가는 일에 관심을 많이 보이셨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이러한 분의 존재는 아주 반갑고 기쁩니다. 진보정당의 대변인분이 상담을 배우겠다고 찾아오시는 일들도 마찬가지로 감사한 일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이미 충분한 성공을 이루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갖고 배워보려고 찾아와주셨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이 분야의 권위가 온당하게 바로 서는 느낌이 듭니다.


자기가 인생경험 좀 쌓고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의 마음을 아는 상담자인 척 방송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심리학 강연을 진행하는 등의, 정말로 양아치 같은 이들이 너무나 많은 오늘날에는 특히나 그렇습니다.


200만 원을 주고 '구매한' 전문성을 정말로 자기의 '심리학적 전문성'으로 여기는 이는, 대체 얼마나 심리학이라는 것을 얕잡아보고 있는 걸까요? 심리학이 마치 자기 머릿속에서 소설 플롯 짜맞추듯이 뚱땅뚱땅 끼워맞추면 된다고 생각하는 양아치들은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걸까요?


만약 이게 외과수술의 경우라면, 이러한 양아치짓은 애초 성립될 수가 없을 겁니다. 자기 머릿속의 도식에 따라 메스를 들고 환자의 배를 가르는 일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겠습니까?


그렇다면 결국 이 양아치들은 마음이라는 것을 우습게 봐도 보통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이들은 자기가 '심리학 전문가'를 자처하지만, 실은 심리학이라는 것을 전문성이 없는 허접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가 200만 원만 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권위였던 것 같으니 이들에게 이는 당연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결국 이러한 이들이 '심리학 전문가'라는 권위를 얻을수록, 전체 심리학 분야의 권위는 폭망합니다. 이 양아치들의 존재 자체가 심리학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바로 그 일이 되는 까닭입니다.


어떠한 이들이 마법을 추구하는지 아십니까?


자기 분야에서 실패한 이들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자기가 허접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이들은 마법을 들고 다른 분야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자기의 원래 분야 대신에 조롱거리로 만듭니다.


작가라고 주장하고 싶어하지만 자기 작품 한 편 쓰지 못하는 허접한 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아 만만해보이는 심리학 분야에 와서 이러한 일을 곧잘 벌입니다. 20년 가까이 관찰한 결과, 작가라고 하는 것에 대한 신격화된 환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사이비심리학의 일에 종사하게 되는 경우가 아주 빈번합니다.


그러니 심리학이라는 것이 원래 허접한 것이 아닙니다.


허접한 이들이 이동해와서 그곳이 허접한 곳인 것처럼 착각되는 것입니다.


자정작용이 필요합니다. 한국심리학회 등의 큰 단체들이 이 자정작용에 힘을 쓴다면, 오히려 모든 정상적인 상담자의 숙원인 심리상담사 국가자격이 만들어지는 일이 더 탄력받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더 빠른 자정작용은, 미디어에서의 '심리학 전문가'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의 그 마법을 우리가 이해하는 일입니다.


다 환상이고, 허접한 환상입니다.


아 환상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고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해하셔야 할 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여러분의 돈이 이 허접한 환상을 위해 지불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척추의 건강과 바꿔 주셨을지 모르는 그 용돈, 여러분이 직접 피땀을 흘려가며 번 그 월급, 또는 여러분의 배우자가 여러분의 행복을 생각하며 자신은 한 푼이라도 아껴가며 건넨 그 생활비, 허접한 환상을 위해 쓰이기에는 너무나 크고 값진 돈입니다.


양아치에게 삥뜯기는 일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성질의 일입니다.


한 번 양아치 버릇이 어디 가지 않습니다.


특히 양아치짓으로 얻은 권위 위에 눌러앉아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그 자체로 현재도 양아치입니다.


표절한 이가 표절의 행위로 얻은 음악적 권위 위에서, 과거에는 자신이 실수했지만 이제는 개심하고 팬들에게 더 좋은 음악을 전해드리며,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로서 선한 영향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참회의 삶을 살려 한다는 것은 전혀 성립되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한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자기가 부조리하게 얻은 권위를 포기하고 거짓된 왕좌 위에서 내려올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양아치가 이래서 양아치구나, 우리에게는 미디어의 환상을 벗겨내어 직시할 수 있는 이 이해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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