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저를 제 자신으로부터 구해주세요"
Goo Goo Dolls - Save Me From Myself
You're the only thing that I'm dying for
당신을 위해 죽을 수도 있어요
(당신은 제가 소망하는 유일한 것이죠)
Hold me down until the madness ends
이 모든 미친 짓들이 끝날 때까지 저를 꼭 붙잡아주세요
Save me from myself
제 자신으로부터 구해주세요
자기로 사는 일이 언제나 가장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어야 깨닫습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어리석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심지어 의식적으로 어리석을 수 있는 능력도 없습니다.
자기는 원래 모든 방면에서 무력합니다. 세상의 대장이 아닙니다.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가 세상의 대장인 줄 알고, 삶의 주인인 줄 압니다. 나아가 왕이 되려 하고, 구원자가 되려 하고, 신이 되려 합니다.
그래서 자기는 언제나 어리석습니다.
가장 어리석은 자기의 모습은, 어리석지 않은 척하는 자기입니다.
자기 대신에 희생양으로 화형대에 걸리는 것이 자아입니다. 자기는 자아에게 어리석은 측면을 모조리 다 몰아준 뒤, 자아를 죽창으로 찌르며 자기는 자아가 아닌 척합니다.
그럴 때 어떠한 자기가 성모처럼 달려나와 자아의 앞에 두 팔을 벌리고 서서, 더는 가엾고 약한 자아를 괴롭히지 말라고 눈물로 호소합니다. 자아도 온전하다고, 약해서 그런 거라고, 자아에게 아무 잘못이 없음을 증언하는 선량한 자아권변호사가 됩니다.
그걸 본 또 다른 자기가 자기를 이야기합니다. 자기는 큰 질병에 걸렸다가 회복되는 놀라운 경험을 통해 이제 오만한 자아를 벗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과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상냥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성장한 자기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 고통이 자아에게는 분명 교훈이 되어 자아는 큰 성장을 할 것이라고 자애로운 미소를 드러냅니다.
세련된 수트를 입은 자기가 무리들 속에서 조용히 손을 들으며,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자아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논하자고 제안합니다. 자기가 오랜 시간 연구해온 바로는 자아가 성장하는 비결은 대극의 통합이라고 애기합니다.
파키스탄 민속의상 같은 옷을 입고 낙타뼈 목걸이를 한 자기가 웃으며 그 말에 동의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아무리 불편한 마음이라도 그 마음을 자기의 가슴 안에 넣은 채 느끼고 있다보면, 서로 모순적인 마음들이 모두 다 얼마나 개성적이면서도 온전하고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알게 된다고 간증합니다. 자기는 바로 그 방식으로 자아의 탈서사를 이루어 자아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열정적인 눈빛의 자기가 벌떡 일어나더니 외칩니다.
"다 있을지어라! 모든 마음이여!"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자기가 뒤이어 조심스럽게 일어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합니다.
"모든 마음은... 정말로... 정말로... 온전하다고요."
기쁨과 환희의 울음으로 어깨들이 들썩거립니다.
심리학 전문가라는 자기가 감동을 모아 강의를 시작합니다. 자아가 저렇게 된 것은 자아 자신을 왕으로 착각해서 모든 마음을 평화롭게 지켜주려다보니 너무 힘이 들어 지치게 된 까닭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애초 자아가 할 수 없는 일에 애쓰고 있던 자아의 깊은 슬픔이 거기에 있다고도 말합니다. 그리고는 자아와 자상하게 눈을 맞추며 이렇게 말을 건넵니다.
"자아야, 이제 괜찮단다. 약하고 어린 것이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겠누. 그렇게 덜덜 떨면서도 모든 것을 다 지켜주려고 하다니 얼마나 용기있었누. 이제 애씀없이 행복해도 된단다. 우리가 왔단다. 고생많았던 자아의 일은 온전한 자기에게 맡기고 이제 편히 쉬도록 하려무나."
자아가 통곡을 합니다. "왜 인제 온거야 엄마."라고 절규하고 싶은 그 약하고 어린 마음의 목소리를 자기는 거대한 침묵 속에서 경청합니다. 소중한 자아의 목소리를, 그 아픔을, 그윽하게 가슴 안에 담아냅니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겠다는 고요한 미소만이 저녁놀처럼 따듯하게 세상을 덮어갈 때, 영롱한 눈빛을 한 자기가 반짝거리는 개량한복을 펄럭이며 일어나 이렇게 소리칩니다.
"이제 다들 말하자구요! 모두가 당당하게 자기를 말하자구요! 자기의 이야기들을 시작하자구요!"
그래, 말해야 한다!
자기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이 세상에 당당하게 선포해야 한다!
자기의 이야기가 영원히 흐르게 해야 한다. 이 거룩한 이야기를 후손들에게 전해 그들 또한 자기로 살 수 있도록 영원의 노래를 울려퍼지게 해야 한다!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그리고 하나의 미소로 일어섭니다.
아아, 보이시나요.
숨이 벅차오릅니다.
오늘이 그 날입니다.
빼앗긴 들을 되찾으러 봄의 주인이 돌아오시는 그 순간입니다.
마음의 독립기념일입니다.
거칠 것 없이 당당하게 이 우주에 우뚝 선 자기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해방되었습니다.
억눌려있던 마음들이 온전함을 찾아 이제 진정한 자기로 일어선 것입니다.
아무도 이제 이 위대한 세력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제발 저를 이 지옥에서 구해주세요."
이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지옥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깨달음은 이 지옥에서 해방되는 일입니다.
자기의 최후의 어리석음은 '자기들'을 꿈꾸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제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성에서 벗어나, 상대라는 또 다른 자기를 배려하고 그것을 위해 살 줄 아는 더불어 공동체의 윤리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각각이 당당한 주체로 서서, 서로를 위해 사는 아름다운 자기들이 되었을 때, 이 '자기들의 세상'의 다른 이름이 지옥입니다.
이것은 누군가를 돌보는 방식으로 괜찮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존재처럼 여전히 자기라고 하는 것을 숭배하는 상태입니다.
바로 자기의 유용성에 사로잡힌 상태입니다.
'자기에게는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이 물음에 대해, 자기는 유용성에서 궁극의 답을 찾습니다. 아무리 봐도 자기가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을 때,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면 자기에게는 존재가치가 생겨날 수 있다는 추론은 그대로 결론이 됩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사람들을 위해 산다는 가장 숭고한 방식으로 자기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만든 위상을 손에 넣게 됩니다. 마치 무슨 종교적 경지에 오른 듯한 착각도 듭니다. 선비처럼 인격적 도야를 이룬 것도 같고, 철학적 깊이와 실천적 태도가 조화를 이룬 것도 같습니다. 사람냄새 난다며 엄마가 미소지어줄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절대로 깨달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다른 좋은 것은 다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깨달음만은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이 자리가 가장 막힌 길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자기를 사랑해줄 이가 없다면, 자기가 다른 이를 사랑하는 일을 먼저 시작해야겠다는 이 방식은 사랑으로부터 영영 소외되는 현실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어리석습니다. 가장 얻고 싶은 것을 결코 얻을 수 없는 일을 하는 자기는 어리석습니다.
깨달음은 사랑입니다. 그렇다는 사실에 목숨걸 수 있습니다.
깨달음은 자기가 사랑하거나,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어리석은 자기가 사랑 안에 놓이는 것입니다.
자기는 뭘 해도 어리석습니다. 반드시 가장 어리석은 자기가 됩니다. 그러니 자기는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계속 어리석으면 됩니다. 성장한 척도 하고, 초월한 척도 하며, 깨달은 척도 하는 방식으로 계속 그 어리석음을 더해가는 일은 나쁘지 않습니다.
자기는 이러한 방식으로 실은 자기 자신이라는 지옥에서 해방되고 싶어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라는 것을 그럴 듯하게 쌓아갈수록 우리는 실감합니다. 갈수록 더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사실을.
더 많은 모순에 부딪치고, 자기가 했던 말이 자기를 공격하게 되며, 결국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말을 쌓아감에 따라 이제는 그 무게에 눌려 옴짝달싹 못하게 됩니다.
자기를 진정하게 세우려 하는 그 의도는 지금 이 글만큼이나 어리석습니다.
아무리 글을 써도 닿지 않을 어떤 것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잘 묘사하기 위해 하는 이 부질없는 노력만큼이나 어리석습니다.
이런 글을 쓰고 읽는다고 깨닫게 되는 일과는 단 1%도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어리석은 글로 이것만은 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이 기다립니다.
사랑이 가장 큰 것이고, 그 사랑이 정말로 있습니다.
당신만을 유일하게 소망해왔다고 말하는 사랑이 지금도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 모든 미친 짓들을 끝낼테니 두 손으로 꼭 붙잡으라고 말합니다.
당신을 반드시 구해낼 그 위대한 사랑이 있다는 사실에 목숨걸 수 있습니다.
한번 떠올려보세요.
당신에게 지금 사랑이 없으시죠?
당신이 "자기야."라고 부를 수 있는 이나, 당신이 자기처럼 보는 이는 설령 있을지라도, 사랑은 없으시죠?
당신 있는 곳에 자기들밖에 없으시죠?
그러나 당신은 사랑만을 찾아 그 모든 것을 해오셨던 거죠?
그것만이 사실이죠?
가장 어리석었던 이 산봉우리 위에서, 더는 갈 곳 없이 자기만 있는 이 정상 위에서, 이제 당신에게는 가능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제발 저를 제 자신으로부터 구해주세요."
그리고,
두 손으로 꼭 잡으세요.
다시는 놓지 않겠다고.
너를 위해 죽어도 좋다고.
당신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그 영원한 바람의 음성에 귀기울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