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살림 #11

"마음가짐"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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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건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사건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이 태도를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삶의 사건이 일어남과 동시에 우리의 마음도 일어난다. 이것은 동시적인 현상이다.


현상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반응은 선입견과 편견이다. 현상이 어때야 하는지를 이미 우리가 규정하고 있다. 그에 대한 올바른 태도 또한 이미 알고리즘처럼 상정해놓고 있다.


이는 사건과 마음의 총체로서의 현상을 굴절시켜 다 자기의 통제 아래 놓일 수 있는 매우 작은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일이다. 작은 것이 되면 자기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뒤집어 이해하면, 작은 것이 된 그걸 가져야 할 이유가 있는가?


1억 원을 힘이 많이 가는 알고리즘을 통해 축소시켜 100원처럼 만든 뒤 그걸 가지는 일은 정말로 의미가 있는가?


그렇게 작은 것을 가지는 만큼 작은 자신이 되는 일은 어떻게 생각되는가?


가지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걸 그대로 가지면 된다.


일어난 일을 일어난 일 그대로 가지면, 우리는 좋은 태도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가짐이 제대로다.


사건에 대한 태도는 언제나 두 가지다.


분열과 그에 부속되는 선별적 통합을 선택하는가, 분리될 수 없는 통째를 선택하는가의 그 두 경우다.


마음가짐의 문제다.


임의적으로 분절된 마음을 가지는가, 통째의 마음을 가지는가의 문제다.


살림이 재미있는 창조적 활동이 될 수 있는 것은 이 지점이다.


요리를 떠올려보면 쉽다.


모든 재료가 용도에 맞게 분열되어 선별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밀키트는 편리하다. 메뉴얼에 따라 쉽게 요리인인 척하기에 편리하지만, 그것은 작은 요리인으로서의 한계 안에 개인을 쉽게 잡아 가둔다.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주어지면 창조력은 꽃핀다. 회를 뜨고, 전골을 끓이고, 껍질을 튀기고, 뼈를 삶아 젤리로 만드는 등, 무엇이든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고, 그 과정은 재미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건 그대로를 통째로 선택하면, 우리에게는 역설적으로 자유가 생겨난다.


마음을 크게 가지기를 선택한 마음가짐이 우리가 크게 드러나는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으로 무엇이든 또 해낼 수 있는 이는 살림의 달인이다.


"이러이러한 조건이어야만 나는 잘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작은 사람이 아니라 그는 큰 사람이다.


이러한 이는 창조적 살림을 통해 그의 세계를 스스로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그걸 본 다른 이들도 문득 행복해진다.


조건이 아니라, 조건에 대한 태도가 사람의 크기를 만들고, 자신의 크기만큼 인간은 행복하다.


마음살림은 이 마음가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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