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창"
멍하니 비내리는 창밖만 내다보고 있는 그대여, 그대의 마음은 어쩌면 이와 같지 않을까?
'할 수 있는 것이 없구나.'
자신이 너무나도 못나고 부족하게 느껴지는 그대는 정말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 모든 것이 그저 속상하기만 해서 서럽게 울고 싶은 그대이지만, 그대는 심지어 그 우는 일조차도 할 수 없다.
그래서 그대는 하염없이 유리창을 따라 흐르는 빗물만을 바라본다. 그대의 눈물 대신 흐르는 빗물만을 바라본다.
주룩주룩 밑으로 떨어져내리는 빗물처럼, 그대도 다만 사그라지고 싶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워지고 싶다. 일찌감치 분수를 깨닫고 그대의 자리가 아닌 이 세상에서 조용히 물러나고 싶다.
그대여, 그렇게 스러져가는 그대를 위해 나는 하나의 기도문을 전한다.
힘이 들고 지칠 땐
그저 그 자리에 주저앉으세요
쓰러지세요
그러면 그대가 쓰러진 그 자리에
신께서 오셔 대신 싸워주실 것입니다
그대가 이 사실을 눈치챌 수 있기를 나는 간절히 소망한다.
이 세상에서 그대의 자리를 찾던 그대여, 그대도 이제 알듯이, 이 세상에서 그대가 찾아낼 수 있는 그대의 자리는 없다.
정녕 그대의 자리는 없다.
그대가 바로 신의 자리다.
그대가 쓰러졌을 때야말로, 그대가 신의 자리였다는 이 사실은 가장 명징하게 드러난다.
인간은 신의 자리(site)다.
인간은 신의 시선(sight)이다.
그대는 바로 신의 창이다.
신이 그대라는 창을 통해 이 세상을 들여다보신다.
그대가 내다보고 있던 것이 아니다. 그대가 내다보고 있다고 생각한 그 모든 순간에, 신이 그대를 통해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대가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한 그 모든 것은, 신이 그대를 생각하던 그 마음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은, 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생각하던 그대의 그 경험은, 실제로는 신이 그대에게 이렇게 말을 걸고 있었던 사건이다.
"그대가 해야할 것이 없단다."
그리고 신은 말씀하신다.
그대가 아닌 내가 하는구나. 그대를 위해 내가 하는구나. 그대를 내다보는구나. 그대를 내 다 보는구나.
내가 내다보는 그 모든 곳에 온통 그대밖에 없구나. 다 그대뿐이구나. 이 세상 모든 곳이 그대로 가득하구나. 그대 하나만으로도 이 세상이 가득 차는구나. 그렇게 그대를 내 다 보는구나.
그대가 울고, 웃고, 화내며, 속상해하던 그 모든 순간을, 그대의 모든 얼굴을, 내 다 아는구나.
그대가 내 다구나.
내 전부가 그대구나.
이와 같다.
수피시인인 루미는 이와 같은 신의 고백을, 그대를 향한 신의 고백을 이렇게 기록한다.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그대가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리고 만약 그대가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대여, 그대는 의미다.
그대는 신의 유일한 의미다.
신이 그대를 창으로 삼아 세상을 내다보던 그 이유는, 바로 그대를 찾기 위해서다. 그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결코 잊힐 수 없는 그대를 찾아내기 위해서다. 이 세상 모든 곳에서 그대의 자리를 찾아주기 위해서다.
파란색 렌즈로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이 파랗다.
그대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이 그대다.
그것이 신이 하시는 일이다.
그대뿐이다.
오직 그대뿐이다.
그대만이 신의 모든 의미다.
신의 시선 속에 담긴 모든 것이다.
그대의 자리는 바로 그렇게, 그대를 통해 그대를 바라보는 신의 눈동자 속에 있다.
그대가 신의 자리이듯, 신이 그대의 자리다.
둘이 아니다.
하나된 포옹이다.
멍하니 비내리는 창밖만 내다보고 있는 그대여, 그대의 마음은 어쩌면 이미 가장 따스한 품 속에 안겨있지 않을까?
Blind Melon - No Rain
All I can say is that my life is pretty plain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내 삶은 매우 평범하다는 거야
I like watching the puddles gather rain
난 웅덩이에 비가 고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좋아하지
And all I can do is just pour some tea for two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우리 둘을 위해 차를 따르는거야
And speak my point of view, but it's not sane, it's not sane
그리곤 내 이야기를 해, 좀 정신나간 이야기를
I just want someone to say to me: "I'll always be there when you wake
"네가 잠에서 깰 때 항상 옆에 있을 거야"라고 누군가 말해주었으면
You know, I'd like to keep my cheeks dry, today
오늘은 눈물이 흐르지 않았으면 해
So, stay with me and I'll have it made (I'll have it made)
그러니까 나랑 있어 그러면 내가 잘해줄게
And I don't understand why I sleep all day
난 왜 하루 종일 자면서
And I start to complain that there's no rain
비가 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걸까
And all I can do is read a book to stay awake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깨어 있기 위해 책을 읽는 거지
And it rips my life away, but it's a great escape
그건 내 삶을 낭비하게 하지만, 그래도 위대한 탈출이야
EGO-WRAPPIN' - Byrd
Our boat drifts away the sea of dreams
우리의 배는 꿈의 바다를 떠돌고
Happy together, come rain or come shine
빗속에서든 햇살속에서든 함께여서 행복해요
Even if I am someone else walking down
내가 어디에 있든, 어떤 누구이든 간에
a strange street, I must surely love you
그대만을 사랑해요
I prize feeling that cannot tell the words
차마 말로 다할 수 없죠
I've got time for you forever
영원히 함께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