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상담자로 살기 #9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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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대표작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의 제목을 살짝 빌려와 성공에 대해서도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물어야 하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 성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입니다.


성공한 사람이란 대체 누구일까요?


장사하다가 돈 좀 모았다고 자기가 이제 인생마스터이자 사람들의 스승인 것처럼 강연다니는 사람?


소설가를 지망하다가 소설을 쓸 능력이 안되어 망하니까 대신 자기를 마음마법사 같은 소설주인공처럼 만든 뒤 사람들에게 환상을 팔아먹어 심리전문가로 보이려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기는 글쓰는 재능을 가진 작가라고 주장하는 사람?


코인으로 한탕 한 뒤 친구들에게 2900원짜리 대패삼겹살을 사주면서 인생을 가르쳐주는 사람?


못생겼지만 아이돌 화장을 하고서는 자기만 따라하면 성공한다고 SNS에서 연예인 흉내내는 자기계발코치?


수입차 전시장에 가서 자기 차 운전석에 앉은 것처럼 찍은 사진에 월 1000은 우습다는 문구를 달아 카톡 프로필을 만드는 사람?


늘 머리를 굴려가며 상대에게서는 더 많이 받아오고 자기는 최대한 잃지 않으려는 유아적 방식으로 살아가나 그러한 자기 자신을 대단히 공정하고 성숙하며 심지어 현명하기까지 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이에 따라 자기의 것은 비싸게 팔고 남의 것은 공짜가 아니면 사지 않으려 하면서 그것을 '이겼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남이 한 말과 생각을 자기가 해낸 말과 생각처럼 사람들에게 전시해서 남이 얻어야 할 영광을 자기가 얻고 있는 사람?


평생 엄마와 같은 대중들에게 재롱을 부리며 돈과 인기를 확보하려는 기둥서방 같은 사람?


만약 이러한 이들이 성공한 사람이라면, 성공하지 않아도 정말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은 다음의 질문과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아침 출근시간에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환승통로에서 노란 팬티만 입은 채 '올레! 여러분의 귀염둥이 인생마스터! 커뭔 붸붸.'를 외치며 원숭이춤을 추지 않아도 괜찮을까?"


그러지 않아도 괜찮고, 그러지 않아야 정말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관심종자의 삶이 성공이라면 성공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세요. 제가 또 해냈지 뭐예요. 저만의 길을 요렇게 늠름하게 잘 가고 있죠 엄마?"를 중년이 지나 노년이 되어 죽기 전까지도 하고 있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면 성공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성공의 기준이 '어떻게 하면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쳐서라도 남들에게 잘 보일까?'라면, 광화문광장에서 분신자살을 하는 것이 가장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게 더 '잘 보이니'까요.


그러나 혹시라도 성공의 기준이, 이 세상에서 더는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우리가 누군가의 가슴에 그리운 얼굴로 남는 일이라면, 그의 마음에 선명한 별자리로 새겨지는 일이라면, 그리고 가끔 밤하늘에 유성처럼 흐르는 따듯한 눈물로 기억되는 일이라면, 우리는 꼭 성공해야 합니다.


인간은 이 성공을 성취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성공은 연쇄됩니다.


당신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러한 이가 있다면, 그 사람뿐이 아니라 당신도 지금 성공한 것입니다.


당신들은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며, 사랑이라는 것에 분명 성공했습니다.


죽음도, 그 어떤 이별도 당신들을 가를 수 없이 당신들은 서로 사랑하는 일에 성공했습니다. 사랑을 서로의 가슴에 담고 있는 당신들이 함께 사랑의 품에 담겼습니다.


이 성공만을 향해 한길로 달려가지 않는 인생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인생은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임은 분명합니다.


진짜 성공은 남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 가슴속에 소중하게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처럼 보이지 않지만, 당신의 인생의 전부일 겁니다.


사랑이 있으면 인생에서 어떤 것을 해도 다 괜찮고, 사랑이 없으면 인생에서 무엇을 해도 다 괜찮지 않습니다.


실존상담자들이 성공하지 않아도 대체로 괜찮은 삶을 사는 이유며, 언제 죽더라도 그들이 잘 살았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남의 시선 속에서 춤추는 광대로 성공하지 않아도, 사랑 안에 담긴 자신이 충만하고 행복한 삶, 우리는 바로 이 성공을 이루고자 이 땅에 온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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