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씨즌은 조금 조심해야 한다.
상품중에 장난감이 있는 경우, 초인종을 누르고 문이 열리면 우선 아이가 있나 없나 살펴야 한다.
아이가 문을 열어주거나 거실에서 빠꼼히 노려보고 있다면 장난감을 감추어야 하기 때문.
부모들도 아이들이 눈치챌까 봐 문밖으로 나와 장난감을 숨겨놓기 바쁘다.
실수로 아이들에게 들켜버리면 "어떡해~" 하는 웃음 섞인 원망을 들어야 한다.
며칠 동안 싼타라도 된 듯했는데.. 아니, 싼타는 부모들 몫이니 기껏해야 루돌프.
싼타도 아이들 선물을 인터넷으로 주문한 지 오래다.
'참 편한 세상'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 선물 사러 갈 시간도 내지 못할 만큼 바쁘거나 외출이 힘든 부모들도 많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놓여있던 선물.
크레용도 있었고 저금통도 있었는데...
나는 몇 살에 싼타의 정체를 알아챘었나.
알아버린 후에도 몇 번 더 선물을 챙겼고, 나중에는 싼타에게 특정품목을 요구하는 뻔뻔함까지 행사했었다.
머리맡에 놓여있던 선물이 그리워지는 계절.
무거운 상품을 잔뜩 주문한 고객에게는 일부러 보이도록 전달해서 싼타 놀이에 찬물을 끼얹을까 하다가도 아이들을 생각해서 몇 번 꾹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