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중기 X 진구 ...
'질투의 화신'이후로 드라마를 잘 안보리라 다짐했는데, 다시 꼬심을 당하였다. 나이가 먹으면 여성호르몬이 분비된다는데 내가 그런가? 범상치 않은 대사들, 영상들. 상황 속의 대사들이 자꾸 곱씹어 보게 만들길래 누군가 했더니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란다. 대단한 재주셔!
남성미 물씬 느꼈었던 그 1회가 나를 사로잡았다. 공유가 큰 칼을 들고 이리 저리 휘두르는. 마치 만화 베르세르크의 한 장면처럼 피칠한 전사가 장렬히 죽어나가는 모습은 너무나 비장하다. 작가는 태후에서도 그랬지만 여심과 더불어 남심도 저격하는 방법을 아는 듯. 군인, 무사.. 더 없이 남성적이지 않는가?
그런데 그 남성적인 것들이 여자를 만나면 사랑스러워 진다. 츤데레 스럽다고나 할까? 온갖 센척은 다 하지만 알고 보면 고민하고 당황하고 수줍어하는 그런 캐릭터. 그런데 그런 캐릭터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이번에는 동거라니!
송중기와 진구가 알콩달콩했던 장면들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여기서도 결국은 공유와 이동욱 때문에 사람들이 무지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설마 올해 베스트 커플로 태후와 도깨비의 두 남남커플이 나오는 건 아닐까?
다시 드라마로 돌아오면, 초반은 어쨌든 시선몰이에 성공한 듯 하다. 공유는 나오는 장면이 그냥 커피 광고인 듯 깊고, 이동욱은 약간 힘이 들어간 모습이 미스테리한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김고은에게 악플을 많이들 하지만 나는 사랑스러움이 잘 묻어나서 좋았다. 고딩연기가 잘 어울리기가 쉽나? 그리고 닭집 주인 유인나는 그 신비함이 참 좋다. 목소리는 덤!
판타지라는 장르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 도깨비의 에피소드에 더해서 저승사자, 삼신할미와의 이야기를 어떻게 잘 엮을 것인지 이야기꾼으로서 작가의 역량에 기대를 해 본다. 실은 태후에서의 뒷부분에 조금은 실망한터라. (이 또한 나의 기대가 너무 컸음을 인정한다. 어찌 끝났어도 나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그만큼 애정했던 드라마라서 애증도 넘쳤으니) 이번에는 그 기대를 조금만 품고 보겠다. 뭐 16부작인데 내내 1, 2회같은 완성도를 바라면 그건 욕심아닌가?
그래도 대사 하나 하나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 꽂히는 것들이 있어 참 좋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상황과 잘 매치되지 않을 때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이것도 개인차가 있겠지.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게 음악인데 나오는 곡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 방금그곡으로도 검색이 안된다. 공식 ost는 아직까지 한 곡. 명성답게 엑소의 찬열이 스타트를 끊었다. 그래서 나오자 마자 1위를 했군. 난 펀치의 목소리가 더 좋다. 하하. 그보다 10cm 노래도 들린 듯 한데.. 신곡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