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랜벗 Feb 12. 2017

과정 중심 평가. 어쩔?

방향은 맞다. 사례는 불분명하고.

요즘 교육과정을 작성하다 보면 애매모호한 표현때문에 지칠때가 많다. 아니, 애매모호한 게 아니라 방향만 제시하고 그 실천에 관해서는 일선에다 미루는 것이 문제다. (혹은 내가 문제일 수도 있다. 샘플이 있어야 마음이 편한 문제..)


2015 개정교육과정의 큰 방향은 '미래교육'이라는 시점에서 옳다고 본다. 역량 중심이라는 말도, 과정 중심이라는 말도 모두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갖추어야 하고, 교육이 길러줘야 할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말이 나온지가 꽤 되지 않았나?


OECD에서 핵심역량이라는 말을 쓴 지가 꽤나 된 걸로 알고 있다. OECD의 DeSeCo 프로젝트에서 7년간의 연구끝에 2003년에 나온 개념이니.. 14년이나 되었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그 역량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과정 중심 평가를 해야 한다는 그 방향에 대해서는 큰 의의가 없다. 동의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방법론에서 항상 의문이다. 작년에는 교육과정이 그대로여서 비비적거렸는데, 올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실시되는 첫 해 아닌가? 이젠 무언가 줘야 할 텐데, 학교는 아무 말도 없고, 교육청은 또 다시 그 방향성만 이야기 하고. 방향 맞다고요. 그러니까 구체적인 자료를 보여달라고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래도 인천시교육청 자료전라남도교육청 자료가 있어서 참고하고 있다. (구글링 한거니 불법은 아니겠지) 사례집이 있으면 좀 더 생각할 여지가 있을텐데 그런 것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서울에서도 과정중심평가에 관한 자료가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육청에서 링크되는 지 확인을 안 해 봤다.


하지만 여전히 갈증은 난다. 결국 사례집인 거다. 지침은 아니고. 자율적으로 결정하란다. 강제적으로 하기에는 결국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크기에 주저하겠지. 자율적이라는 말에 '해야 하니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라'는 건지, 아님 '지금처럼 해도 괜찮다'는 건지가 참 애매하다. 하지 않는 것도 자율적이라면 모두 그 쪽을 선택하는 게 뻔한데...


단순히 NEIS에 기록하는 평어를 과정중심으로 바꾸라는 말인지, 아니면 평가통지 방식을 바꾸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NEIS 기록이야 그렇게 써 주면 되는거라 어렵지 않다. 다만 평가통지 방식은 고민이 많이 될 듯 하다. 수업 중에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반복해서 평가하는 것을 지금도 충분히 하고 있다. 이것을 문서화 하라는 것이 문제다. 그래야지만 무언가 실적이 되는 것일까? 아님 피드백을 주지 않는 교사를 강제할 수단으로 삼는 것인가?


어찌되었던 2시간에 걸친 서핑과 고민 끝에 발견한 좋은 말이 있었다. "모두가 성공하는 수행평가" 가끔 꼭 등수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좀 갑갑했는데, 이 말을 들려드려야 겠다. 모두 다 그 평가에서 100점을 받으면 그건 아이들한테도 좋고, 교사에게도 좋고 (학습목표를 모두 달성했으니) 학부모도 좋은 일이다. 그러니 예전 생각은 그만했으면. 더군다나 초등에서는 줄세울 필요조차 없지 않는가!

작가의 이전글 이름을 불러줄 때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