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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ug 08. 2017

연잎에 취하다

연꽃보고 연잎먹고


세미원을 아침 일찍 갔다가 그 앞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 일찍 식사가 가능한 곳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었다.


연잎밥 정식 10,000원

저기에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이 나오면 한상차림이 완성된다. 기본 찬들은 셀프로 언제나 리필이 가능하다. 반찬 중에 특별히 손이 가는 던 없었지만 곰피(쇠미역) 무침은 맛나더라. 반찬이 심심한게 아이들하고 같이 먹기 딱이겠다. 내 입맛은 조금 심심.


연잎밥의 자태. 김이 모락모락 솟아 오른다

연잎밥은 그 향으로 먼저 입맛을 돋아 준다. 양이 적을 듯도 하지만 찰밥이라 씹는 맛도 있고 쫄깃해서 제법 든든했다. 쌈과 제육과 함께 먹으니 푸짐하게 먹었다. 된장찌개도 심심하니 좋았고. 버섯이 큼지막하게 들어가니까 좋더라.


메뉴판에서 주인장의 고심이 묻어난다

이 곳의 재미(?)라 할까? 메뉴판이 특이하다. 연잎밥 정식이 두 가지인데 설명이 없다. 황태가 나오는 쪽이 3000원 비싸단다. 나는 그냥 보통을 먹었다. 기본이 늘 중요한 법. 어린이 연잎밥은 그냥 연잎만 나온단다. 어른과 같이 먹지 않으면 시킬 수 없다. (는 건 내 생각이다. 반찬이 없으니) 그리고 특이한 '공기밥 없음'. 아마도 정식하나 시켜 놓고 공기밥으로 인원 수 맞추는 것을 경계함인가?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것도 전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제육볶음은 기본 상에 나오는 그 놈이고, 된장찌개, 쌈도 모두 기본 상에 나온 놈들이다. 추가로 먹으려면 모두 돈을 더 내야 한다. (반찬은 셀프. 이것도 남기면 벌금이 있다) 이쯤되면 호불호가 갈리겠다.


야박하다는 쪽과 명확하다는 쪽. 사전에 알고 갔다면 기분 상할 리 없겠지. 나처럼 딱 그만큼만 먹는 사람도 딱히 나쁠 것은 없다. 어린 아가들이랑 같이 오는데 공기밥이 없으면 좀 고민은 되겠다. 의외로 찰밥 못 먹는 아이들도 있으니. 외부음식 안된다고 하면서 연잎밥만 강요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는가? 그럴 땐 빨리 포기하고 다른 집으로.


식당에서 정으로 장사를 강요할 순 없는 일. 메뉴판에 무언가 추가되고 다양한 설명들이 붙여진 것을 보며 식당 주인의 고뇌(?)가 느껴졌다. 저런 것들로 인해 마음이 상했을 터. 그래서 붙여 놓지만, 메뉴판을 자세히 읽어 보는 사람도 많지 않을 터. 모처럼 나들이 와서 실랑이 하면 양쪽 모두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그 집의 규칙이 그렇다면 따라 주는 게 예의. 싫다면 안 가면 되지!


연잎밥 정식이라는 데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1인으로서 이 집의 맛에 대해 평하고 싶지는 않다. 아까 말했듯이 아침 9시에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고 위치가 바로 세미원 앞이기 때문에 간 곳이라. 그치만 깔끔한 밥상이라 나쁘지도 않았다. 만원이면 관광지 음식치고는 괜찮은 값 아닌가? 간단한 식사를 먹기에 좋은 선택인 듯. 부근에 다른 음식점들도 있으니 선택의 여지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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