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정식 정식이 깔끔하긴 하다

그런데 자꾸 본전생각이 난다.

by 오랜벗


어떤 걸 먹을 지 고민할 때 요즘에는 그냥 어플을 켜고 근처의 맛집이라고 소개받은 곳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가곤 한다. 집단 지성을 믿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래도 그런 곳은 실패하진 않겠지하는 기대도 있고.


이번에는 일본식 가정 정식이라는 주제에 끌려서 갔다. 왠지 일본식이라면 깔끔한 느낌이랄까? 한정식과의 차이가 무엇일까도 궁금하기도 했고. 어쨌든 첫경험이었다. 우리 나라에서 먹는.


차려진 모습을 보니 우리가 우동집에서 먹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쟁반 하나에 이것저것 놓여진 1인 1상 차림. 똑같은 반찬을 조금씩 모두 먹게 되는 이런 건.. 음, 철저한 개인주의 밥상답다. 나눠 먹을 뺏어 먹을 이유가 없네. 게다가 주된 요리의 양도 많은 편이 아니니 뺏어먹으면 민폐가 되기 쉽겠다.


우리는 스카야끼 요리와 큐브 스테이크와 돼지목살구이(쇼가야키정식)를 시켰다. 나온 비주얼은 이자카야의 안주에 밥과 미소장국, 달달한 계란, 명란 조금, 노란무 등 반찬의 곁들임? 그냥 사케가 옆에 있었더라면 한 잔 맛나게 마실 수 있는 분위기다.


식당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미소장국에 빠져있는 게다리는 단연컨데 없었음!

요리들은 밥 반찬이라 그런지 제법 간간하고, 소스의 맛이 진했다. 좋은 쌀을 쓴다는 자부심이 있었던데 그건 맞는 말인듯. 아내가 두 공기나 먹을 지경이니 검증되었다. 내가 먹은 돼지목살구이는 무채와 숙주가 곁들여져 아작하긴 했지만 돼지의 향이 계속 입에서 맴돌아 먹기 쉽진 않았다. 돼지숙주볶음을 잘 먹는 편인데 왜 그럴까? 국산이 아니라서 더 냄새가 났나?


스키야끼는 제법 요리 같았다. 고체연료로 덥혀 주는 것도 좋았고 작은 뚝배기였지만 알차게 들어갔다. 국물도 맛있고 계란 노른자에 고기를 찍어 먹는 재미까지. 면을 먼저 먹으라는 이야기를 좀 곁들여 줬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는 국물이 없어서 곤란했다는. 육수 추가도 안되고 불도 사그라 들고. 일본식에서 그런 것들을 기대하면 안되었던 듯.


버섯이 저렇게 컸나? 뭐 전시용이니 이해함.

이 곳도 곳곳에 체인점이 있는 모양이다. 홈페이지 가보고 알았다. 어쩐지 다양한 음식들 조리하려면 힘들겠다 했는데 그런 비결이 있는거군. 나오는 밑반찬들의 간이 적당하더라. 한정식에 비하면 한참 모자람이 있는거고.


깔끔해서 좋은데, 가격을 생각하자니 그저 그렇다. 가성비에는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든다. 거기에서 3000원쯤 빠지면 적당한 느낌이 들까나? 내가 도둑놈인가? 주변 일본 가정식 백반이 어떤지 모르니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겠네.


우리 나라에서 백반이라 함은 급식 수준의 음식을 이야기하던데 아닌지. 밥과 국, 그리고 3찬 정도. 거기에 일반적인 찬들 대신 요리 하나가 살짝 얹어진 것일 뿐인데... 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이번 식당에서는 그 요리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했다는게 문제겠지. (개인적 취향이니 너무 새겨 듣지 않으시길) 그래서 백반 치고는 비싼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게 브랜드 값과 자릿세라면 이해한다. 그래서 결국 나도 여기를 온 것이니.


다음에 다시 온다면 스키야끼 정식을 먹을 것이다. 여러 명이 같이 전골을 먹는 것보다는 확실히 깔끔하기는 하다. 푸짐히 먹고 싶다는 생각만 버리면 괜찮아 보이기도 하다. 푸짐한 밥상을 기대하려면 일본이 아닌 한정식으로 가는게 정답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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