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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May 29. 2018

맛집 걸러내기

정보가 너무 많아 문제인 세상

정말 맛집 관련 포스팅이 참 많다. 그래서 믿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디를 가게 되면 꼭 맛집을 검색하게 된다. 신문에서 나오는 맛집, TV에서 나오는 맛집, 블로그에 나오는 맛집, 연예인이 들렀던 맛집. 심지어는 맛집 어플도 많아서 거기에 있는 맛집만 들러도 내 일생을 다 소비할 듯 하다.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고, 먹을 곳이 진짜 많다는 건 알겠다. 뭐, 우리 집 앞에도 많이 검색되니 맛집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지. 


마치 교통정보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고속도로에 갈 일도 없는데 어디 막힌다, 저기 막힌다 소식을 듣고, 그저 내비게이션 아가씨 목소리 따라갈 뿐인데 열심히 그래프 확인하고 두 세가지 어플 비교해 가면서 어디가 더 빠르네 느리네 평가를 한다. 그래봤자 내가 손오공도 아닌데 두 경로를 어떻게 비교하겠냐고. 운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면 하나에 그냥 올인하는 게 맘이 편하다. (고는 하지만, 결국 호기심을 못 참고 비교하기 시작한다. 쳇)


맛집도 비슷하다. 아무리 맛있어도 내가 괜찮아야 맛집이지. 사람의 입맛이라는 건 비슷비슷하기도 하지만 완전히 다르기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맛집을 선전하는 광고(글)등을 보게 되면 나의 기준에 따라 다시 재판정하곤 한다. 이 기준도 결국은 사람 BY 사람일테니 그냥 참고로 보시길.


싸고 맛있는 집

비싼 데 맛있으면 그냥 맛있는 집, 비싼 데 맛없으면 절대 가면 안될 집. 그래도 예전에는 싼 집을 많이 가거나 무한리필 집을 찾아다녔는데, 요즘은 입맛이 조금씩 변하고, 양도 줄어들면서 무조건 싼 것만을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특히나 무한리필은 많이 고민하는 편이다. 음식점도 장사인데, 이유가 없는 저렴함은 의심해 봐야 하는게 아닌가? 


가성비가 좋은 집

그래도 가격은 포기 못하기에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이가 있다보니 조금 여유가 생긴건지 가격 저항선이 조금씩 올라가더라. 예전에는 7000원 이상의 식사는 거들떠도 안 봤지만, 요즘은 점심 식사 한 끼로 만원까지 본다. 아니 조금 더 먹어도 좋다. 심지어, 냉면 두 그릇에 만두 한 접시까지도 양해할 수 있게 되었다. 헉. 이렇게 보니 내 양이 준 건 아니었나 보다. 쩝.


그래도 블로그를 검색한다

어찌되었던 그래도 블로그 글을 가장 우선 순위로 생각한다. 그 다음은 맛집 어플들 글을 보고. 그런데 요즘은 블로그들도 뻥을 잘 치더라. 전문적으로 광고를 하는 곳도 있는 듯 하고. 홍보해 주는 전문 블로그라고 지역정보지에 광고하는 걸 보고 블로그의 글들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는다. 다만 필요한 부분만 취합할 뿐.


신뢰가 가지 않는 블로그는 가격표가 없는 블로그들이다. 잘 읽다보면 가격표가 없다. 그리고 음식 사진만 잔뜩. 글에서라도 얼마라고 쓸만도 한데 어쩜 그런 말이 전혀 없는지. 협찬을 받아서 계산을 안 했던지, 늘 얻어만 먹었던지 였겠지. 어쨌든 가격표가 없는 블로그는 신뢰하지 않는다. 그냥 메뉴 비주얼만 확인할 뿐. 가성비를 중요시 하는 나의 성향이 반영이 되었을 지도.


마음에 드는 블로그를 만났어도 그 블로그의 리스트를 살펴 본다. 제주도,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참 많이 돌아다니시는 분이 많다. 특히나 하루가 멀다하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시는 걸 보면 그 분은 관광버스 기사 아니면 전국 출사를 나가시는 분이 틀림이 없다. 그런 사람이 언제 저런 글들을 쓰는지. 맛집 블로그 라면 적어도 자신의 구역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게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정리한다. 아. 저게 블로그 홍보라는 거군. 그래서인지 검색하다 보면 어디서 봤던 사진을 보는 경우가 있다. 서로 돌려쓰는 것처럼. 


블로그에 자기 얼굴이나 가족의 얼굴이 있는 건 신뢰하는 편이다. 직장 근처나 사는 곳 주위에 맛집들을 올리는 글들도 유심히 본다. 그런 블로그에서는 숨은 맛집이 나올 경우가 많다. 굳이 많은 사진이 필요하지 않다. 진솔한 글만이 진실된 정보를 준다고 믿는다. 사진은 그냥 거들뿐. 사진이 필요하면 그 수많은 홍보 블로그들 보면 된다. 그 분들도 나름 수고를 한 것이니 그냥 폄하할 수는 없겠지.


그래서 나는 매번 맛집만 가냐고? 그럴리가. 이렇게 저렇게 걸러내도 속기도 많이 속고, 그 옆 집에 가서 오히려 기분 좋았기도 하다. 맛집이라고 이야기 한 곳은 역시나 맛집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결국 사람 BY 사람일 뿐이다. 중요한 건 낚였다는 기분을 갖지 말아야 할 것. 그 블로그 말, 신문 말, 방송 말을 믿고 거기에 간 건 너의 선택이지 그들의 강요가 아니지 않는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결국은 맛없으면 투덜거리더라. 변명을 하자면 이건 함께 간 사람에게 미안해서 하는 말이다. 나의 선택을 믿고 따라와 준 그 사람이 무슨 죄라고. 다음에는 더 좋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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