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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ug 10. 2018

전기는 아껴야 한다

그 이유가 전기세가 비싸서인 것만은 아닐거다


누진세 이야기가 뜨겁다. 그래서 함부로 글쓰기에 주저대는 면이 있다. 이렇게 첨예한 (아니 국민의 정서는 일방적인. 그게 포퓰리즘이라 할지라도) 논쟁에는 일방적인 입장 선택만 강요받기 일쑤다. 적당히 떨어져서 바라보면 양쪽에서 비난 받는다. 그런데 이성적인 판단은 필요하지 않나? 그렇다고 내가 이성적이라는 건 아니지만 다른 의견이 있음을 그냥 봐주었으면 좋겠다. 고작 구독자 200이 채 넘어가는 이 곳에서 이런 걱정을 하는게 좀 우습기도 하지만.


누진세 이야기에서 결국은 전기값이 비싸다와 산업용과는 다른 전기요금 체계를 이야기한다. 실은 원가구조가 어찌되는지는 모르지만 한전의 이익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https://brunch.co.kr/@2edu4all/40


누진세를 내리면 한전의 이익이 줄어들거라고 걱정하는 건 좀 아니다 싶다.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는 건 필요할 지도 모른다. 그 이윤이 국가기반 산업에 들어간다거나 필요한 곳에 들어간다는 ‘투명한’ 공개가 있다면.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좀 고민하게 된다. 독과점인데.


산업용과의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불만은 조금은 다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용만큼 낮춰달라는 이야기를 주장하려는 거겠지? 가끔 댓글에 보면 산업용을 올리라는데 그러면 생산물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지 않는가? 혹시라도 올리게 되면 보수신문과 경제지에서 최저 임금에 버금가는 설레발이 생길지도 모른다. 산업용만큼 낮춰도 된다면 괜찮겠지만 아니라면 할 말은 없다. 전문가도 잘 모르는 한전의 이익구조와 전기요금과의 상관관계를 따지기에는 정보가 너무 없다는 게 문제.


설레발 그러니 생각나는데 이번 누진세 구간 완화정책으로 20만원 쓰는 데 겨우 2만원 깎아준다고 하더라.

https://news.v.daum.net/v/20180808000515252?f=m

기사를 읽어보면 8만 5천원 넘으면 6만 5천원쯤 내서 2만원 할인받는데.. 특정 구간 넘어가면 할인 받는 구조라 더 많이 써도 (예를 들어 20만원) 2만원 밖에 할인 못 받는 다는 이야기이다. 많이 쓸 수록 많이 할인 받아야하는건가? 음.. 기사에서는 한전의 영업실적을 걱정하면서 적게 할인한다고 제목을 뽑아버리니 데스크의 의도가 읽혀진다고 할까? 20만원에 2만원이면 10%할인이나 되는구만. 8만5천원에 2만원이면 도대체 몇 %인겨? 최대 25%로 쓰던 2만원으로 쓰던 치킨값으로 쓰던 그건 언론사 마음이겠지만. 씁쓸하군.


한전이고 언론이고 그런 이야기를 떠나서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전기는 에너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다. 필요한 에너지이지만 자원은 한정되어 있어 아껴야 한다는 명제에 모두가 동의한다면 ‘펑펑 쓸 수 있게 싸게 해 주세요’는 올바른 주제는 아닌 듯 싶다. 마찬가지로, ‘싸게 해 주면 펑펑 쓸 거 잖아’라고 예상하는 것도 올바르지 않다. 다른 이야기지만 ‘펑펑 쓸거니까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해’ 도 우습고, ‘펑펑 쓸 수 있게 많이 지어놓으면 좋잖아’도 일면 이해되지만 그게 꼭 원자력일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이 든다.


누진세를 폐지하거나 조정하는 건 일단 정책의 문제이고 전기를 아껴쓰는 건 인류의 문제이다. 내가 아껴쓴다고 니가 아껴쓰겠냐는 마음이 결국 누진세를 만들었듯이 다 같이 아껴써 보자는 마음이 결국 새로운 정책으로 조정하는게 아닐까 싶다.


다시 처음으로. 누진세는 폐지되어야 하는가? 정책적으로 살펴보는 게 우선일거다.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마치 그걸 안 해주면 소통도 안 한다고 나무라는 것도, 소통안한다고 옆에서 옆구리 쿡쿡 찌르는 것도 참 얄밉다.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아무래도 이 정부에 좀 더 마음이 가기 때문에 드는 생각인 줄도 안다. 뭐라고 말하든 문빠 내지는 지능적인 문까로 보일까봐 염려스럽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이라는 게 어디있겠냐만은 답답하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도 좀 기다려보는 여유가 생겼다. 그게 난 이번 정부와 지난 정부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안되시는 분들은 그냥 pass하고 지나치셔도 괜찮다. 뭐 이런 글은 결국 내 생각을 배설하고자 함이지 맛있는 요리룰 만들고자 함은 아니니.


이성적으로 쓰려도 했으나 더워를 먹었는지 논점이 자꾸 흐려진다. 결국 투덜대고 있는걸 보면 나도 누굴 나무랄 자격은 없는거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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