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존중해 달라는 부탁은 어때
부탁하나만
그렇게 오늘도 뜬금없는 너의 문자가 울린다
확인을 해야할까 말아야할까
고민이라도 하고 뜸이라도 들였어야 하는데
대화방에 들어가는데에 1초도 안 걸린 듯 하다
누구 부탁이라고
설문 조사, 너 하나만 해 줄래?
정말 설문 조사가 필요한 걸까?
그걸 해 줄 사람이 나 밖에 없을까?
왜 하필 나인가?
머리는 복잡해지지만 어려운 부탁은 아니니
들어주지 못할 이유도 없다. 뭐 이런 부탁쯤이야.
고마워~ 너도 이런 종류의 부탁은 얼마든지 해~
금세 벽이 생겼다. 이런 종류의 부탁.
별 중요하지 않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부탁.
굳이 그대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데 왜 그런 부탁을 해달라고 했을까? 쉽게 할 수 있어서? 마음의 부채를 지고 싶지 않아서? 그걸 핑계로 또 말을 걸어보려고?
내가 원하는 걸 뻔히 알면서 모르는 척
미련을 남기는 건지
아니면 확실한 벽을 세우는 건지
벽을 세우는 건 그대의 맘
그 벽을 넘고 싶은 건 내 맘
기껏 부탁을 들어줬건만 하나도 기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