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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ug 19. 2019

부동산도 바닥을 쳐 봐야

흔들리지 않고 피는 정책이 어디있으랴

플라톤이 이야기 했다. 철인이 정치해야 한다고. 역시 아이언맨이 나서야 할 때인가?


정치에도 히어로가 필요하다. 그럴려면 히어로가 나올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치가 바닥까지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삶이 바닥으로 떨어져야 나온다. 히어로가. 물론 그 히어로는 현명해야 한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다크 히어로도 있지 않는가? 히틀러도 뭐 처음에는 히어로인줄 알았지. 아베도 그렇고. 트럼프는 어떤가? 트럼프는 정말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왜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는 아메리카에서 그를 뽑았는지. 그의 차별과 혐오가 왜 그들의 마음에 들었는지. 51%의 지지로 모든 것을 차지하는 지금의 이 세상이 정말 민주주의인지.


현명한 독재. 참 위험한 생각인거 안다. 그러니 한 소시민 나부랭이의 철딱서니 없는 글이라 생각하고 넘어가 주세요. 괜히 딴지 걸지 마시고. 그럼에도 싸움을 거신다면 저도 진지하게 굽신거려 드리지요.


부동산.


나는 집이 없다. 세입자이다. 꽤 오래 살았다. 그러므로, 나는 부동산이 망해도 별반 다를 것 없다. 그래서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 부동산 망해라.


그런데 분양가 상한제. 너무 밋밋하다. 그래서 아파트 값이 떨어질까? 매점매석이 허용된 시대에서는 (적어도 아파트에 관해서는 가진 사람들에 관해서는 다 그놈이 그놈이다. 떨어지면 안돼) 싼 물건이 나오면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고 생각한다. 주식이 떨어지면 계속 물타기를 하면 된다. 누가 이기냐고? 그거야 돈 많은 사람이 이기는 거다. 한 사람이던 여러 사람이던.


분양가 상한제로 싼 물건이 나오면 그냥 사면 된다. 옆 아파트가 걱정되서 팔 지 않겠냐구? 순진한 생각. 그냥 가지고 있으면 되는데 무슨 상관인가? 게다가 그렇게 자꾸 자꾸 사라고 금리도 낮다. 금리 올리면 징징거리겠지. 금리 올리면 망한다고 이야기해도 무슨 상관인가? 징징거리는 사람이 다수인데.


이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물건을 많이 풀어야 한다. 국토에 가진 땅이 한정되는데 마구잡이로 아파트를 지을 수도 없고. 서울 근처에 마구 지을 수도 없고. 인간들은 줄어들고 있는데, 물건 값은 비싸지는데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이 점점 주는데 상품값만 올라가는 희한한 현상. 분명 터지면 크게 터질 것을 안다. 내 세대에서 아니 나한테만 터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겠지.


물건이 많이 풀리려면, 가지고 있는 사람들 내뱉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이 과연 쉽겠는가? 어렵지. 반발이 없겠는가? 많지. 분명 쥐고 흔들려고 할거다. 가진 놈들이 국회의원 장관을 하니 더 그들 편이겠지만 바꿔야 한다. 고통은 크겠지만 짧고 굵게.


임대사업자 혜택 없애고 (혹은 축소하고, 계속, 장기적으로 팔라는 시그널을 주란 말이다)

2채 이상 가진 사람들 보유세를 높이고 (확 높였으면 좋겠지만 봐준다. 자꾸 높여라. 이것도 시그널을 주란 말이다. 아, 지난 번에 시그널 주니까 반대쪽에서 신나더군. 급작스럽게 갑자기 발표해라. 광화문에 모이던 말든.)

선별 금리를 심사하고 (자랑스럽게 사업자금을 주택구입으로 썼다고 이야기하더라. 은행은 돈 빌려주기만 하면 되니 온갖 편법을. 편법이 발각되면 패널티를 과하게 줘라. 그리고 다시 계약. 투기 목적인지 아닌지 자금 흐름은 쉽게 알텐데. 인원이 모자르다고 하겠지? 부동산업자들은 무지 많더구만. 그들에게 포상금이라도 주면 어떨까? 그들만큼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어디있다고. 여기서 써먹어야지)


아무튼


재건축을 많이 해서 아파트 공급을 늘려서 잡자고 하는데, 그것도 좋다. 대신 끝까지 가야 한다. 한 채당 100억 정도 나오게. 무슨 네델란드 튤립 투기도 아니고. 끝까지 가 봐야 터진다. 그래야 자산버블이 나오겠지. 일본 청년들이 지금 취업도 잘 되고 살기 좋다고 하는데, 그들은 주택 투기의 끝을 본 거다. 그래서 자본이 주택에 모이지 않는거다. 망하면 어찌 되는지 아니까. 그러다 보니 그 돈이 다른 곳에 씌여지는 거겠지. (아참. 이건 일본 찬양아닙니다. 그냥 사실만 봤어요. 갑자기 쭈글해 지네)


우리 나라? 주택 값은 오르는데 소비는 진작되지 않는다. 주택 값 오른다고 마구 쓸 수 없는 이유가 거기 묶여 놓은 돈이기 때문에 융통할 수 없는 거다. 전체 소비는 줄었다 하지만 성수기 유명한 리조트에 가면 1박 40만원짜리 방들도 다 매진이더라. 내수도 몰리는 곳만 몰린다. 소비할 수 있는 사람에게 쪼임이란 없다. 결국 우리 같은 소시민 삶만 퍽퍽하지.


나는 집이 없기에 대출금이 없다. 그래서 퍽퍽하지는 않다. 다만 예전에 내 돈으로 살 수 있는 집들이 점점 비싸지고 있는 걸 보면 속이 좀 쓰리기는 하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지도 모르겠다. 떨어져라 떨어져라. 그럼 내가 사주마. 라는 심정으로. 주식하면서 그렇게도 해 봤다. 그런데 사니까 더 떨어지더라.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구 했던가?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지 않는 건 성공과 실패가 난무해서 그렇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은 늘 성공만 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이 좋다는데, 부동산 시장은 더 좋았다는 게 함정.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처한 입장에서 바라볼 수 밖에.


노무현 정부때도 무지하게 흔들지 않았는가? 그 때의 믿음은 그런 듯 하다. '너 곧 있으면 그만 둘거잖아. 정책 연관성이 있겠어? 다시 우리의 시대가 올거야' 그게 맞았고,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10년 중 초반은 무척 힘들었다는 거다. 최경환 덕분에 마구 올라갔지. 그래서 경제가 나아졌냐구? 그럴리가. 그 때나 지금이나 경제는 늘 힘들다. 당연한거 아닌가? 부동산에 모든 돈들이 흡수되고 있는데 다른 곳에 투자를 하겠냐고.


파국이 오면 우리 나라가 힘들어질까? 가진 사람들은 또 요령껏 잘 빠져나갈지도. 집 한 채 가진 사람이 심리적 박탈감으로 힘들겠구만. 나처럼. 특히나 대출이라도 낀 사람은 더욱더. 내가 힘들거나 그들이 힘들거나. 결국 51%가 누가 되는가의 게임이 되려나? 이런 적당한 민주주의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차라리 현명한 독재자가 마음대로 하고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편이 낫겠다. 현명한의 기준이 참 애매한게 문제네. 그 현명한을 우리가 뽑고 있지 않는가? 결국 51% 싸움이군.


싸울려면 정치적 올바름 따윈 버려야 하지 않을까. 젠장. 그러고 보면 트럼프는 꽤나 영리한 놈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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