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영화를 보다

구해줘 - 기욤 뮈소

by 오랜벗


도서실에 가지 않고도 책을 빌릴 수 있는 위대한 IT시대. 한 때 열심히 전자책을 읽던 지인에게

애개 그 조그마한 핸드폰으로 뭘 읽나?
책은 넘겨야 맛이지!

를 외쳤던 나로서는 요즘 쑥스러운 경험을 하고 있다.

굳이 주변 도서관을 가지 않고도 쉽게 책을 빌려 보고 반납까지 하다니.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훌륭하다!


지난 번 '사랑 거기 있어줄래요'를 읽은 이후로 자꾸 기욤 뮈소에 마음이 가는 건 당연지사. 기대가 크면 후회도 크기에 며칠 지난 이후에나 다시 볼 생각을 하였다.


여러 책들 중에 이 책을 고른 이유가 ㄱ자로 시작되서 였을까? 차례대로 순서를 지어 무언가 해야한다는 내 습관이 수학을 가르치기 때문이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은데..


역시나 이 소설도 스피디하게 다양한 시각으로 전개된다. 많은 쪽수가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주인공이 챕터마다 바뀌는 탓에 계속 앞 부분을 들춰봐야 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해리포터도 해리, 헤르미온느, 해그리드, 헤그위드.. 얼마나 헷갈렸는지)


이렇게 각자의 사정이 있는 이야기는 참 좋다. 이 세상에 처음부터 나쁜 놈이 어디있으랴. 그렇고 그런 환경에 속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과 겪었던 타이밍이 맞았던 사건들에 의해 삶이 변하는 거지. 나오는 등장인물마다 애정하게 되는 작가의 친절함. (물론 아무리 그래도 나쁜 놈은 있는 법)


한 순간에 빠지는 사랑.. 은 별로 믿고 싶지는 않다. 물론 각자 절실했던 사정은 있었으니 소설에서 만큼은 그냥 놔두자. 그 상황 속에 얽혀 있는 관계들. 계속 바뀌는 시점들늘 따라가다 보면 이 작가는 어쩜 그 등장인물 마다 각기 다른 설정값으로 움직이게 했는지 대단하기만 하다.

결국 제목의 구해줘는 누가 누구한테 한 걸까?


샘이 그레이스한테? 줄리에트를 위하여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

줄리에트가 샘한테? 뉴욕에서 살아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으니..

그레이스가 샘한테? 마약에 찌든 자신의 딸을 위해.


다의적으로 읽힐 수 있는 제목 선정의 탁월함. 그런데 책의 표지는 그닥. 기욤 뮈소의 컨셉인지.. (싸구려 로맨스 소설 같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말을 들을 만큼 빠른 전개, 결말 예측이 어려운 점 등은 매우 훌륭하다. 영화 시나리오라고 해도 믿을만큼 읽는 내내 영상을 그리게 된다. 그런 스타일이 지겹가면 아마도 긴 시간을 두고 발표된 작품을 너무 금방 읽고 소비해 버리는 독자의 조급함도 쬐끔은 있는 듯. 한참을 두고 다음 작품을 읽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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