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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Oct 08. 2016

이게 진정 15세 관람가?

보호자가 과연 보호할 수 있는가?


영화를 무지 좋아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나이에 맞지 않게 몰래 영화도 많이 봤던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가 좀 그렇다. 왠지 꼰대같다고나 할까? 본인은 다 경험해 놓고 아이들에게만 못하게 하는.


뭐 중고등학생은 왠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아이들까지도 '부산행' 보러갔다온 이야기를 하니 좀 그렇더라. 아이들이 부산행에서 좀비를 보는 것과 오락실에서 하우스 오브 데드를 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좀비는 그냥 오락거리로 소비되진 않았는데... 천만이 좀비라는 오락성 또는 호러때문에 보지는 않았을텐데...


그래도 부산행은 가족의 소중함도 있고 비극 속에 희망도 있고, 볼거리도 있었으니 아이들이 봐도 쬐끔은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프리퀄이라 일컫는 이 서울역은 부산행보다 더 건조하다.


15세 관람가 란다. 부산행도 그랬지..

뭐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독특했다. 프리퀄이라기 보다 그냥 시리즈 정도? 부산행의 앞은 맞다. 그냥 시간상으로. 하지만 시작된 이유나 인물의 연속성도 없으니 굳이 그렇게 말을 붙이는 것도 이상하다. 서로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이나 정치에 관한 비웃음은 비슷하더라.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이거 정말 15세 맞아?' 였다. 영화관에서 초등학생 아이들 데리고 이 영화를 봤다 치자. 나는 아이들에게 왜 어린 남녀 커플이 여관에서 사는지, 죽어가는 노숙자를 안 도와주는지, 원조교제가 무엇인지, 포주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가?


대중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아마도 그래서 재미없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했을지도 모를) 이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포털의 설명을 보며 등급제가 갑자기 궁금해 졌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출처

원래는 12세 이상까지만 보호자 동반이 가능했는데 2002년에 개정했다더라. 이유는? 영화산업 진흥을 위해. (출처: http://v.media.daum.net/v/20161001030305317?f=m ) 산업발전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철학과 윤리가 포기되는지. 많이 보게 하려면 12세 관람가로 만들면 될 것을 티켓파워가 있는 성인의 요구를 맞추면서 자녀의 수요까지 가져오려고 15세에 맞추는 건 일종의 꼼수아닌가?


보호자를 동반한다는 것은 그냥 옆자리에서 봐라는 아닐 것이다. 어렵거나 생소한 문화, 사회 현상들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일거다. 그런데 과연 나이만 먹었다고 그런 역할이 모두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부모교육니 필요하다 자격이 필요하다는 말들도 나오는 것이겠지.


이 말들이 어떤 면에서는 무척 위험한 말이라는 것도 안다. 일종의 전체주의 아닌가? 독재일수도 있고. 모든 사람이 똑같기를 바란다는 건 그냥 로봇들과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를지. 기껏 의견을 꺼내놓고는 내 스스로 부정해 버린다. 나도 참 희안한 놈이다.


정리하면,

이 글은 '서울역'을 아이들과 보다가 당황해서 끄고는 아이들을 버리고 혼자서 끝까지 보면서 15세 관람가라는 첫 장면에 속은 내 자신에 빡쳐서 쓴 글이다!


결론은?

애들이랑은 보지 말라고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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