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으면 그만이지만 가격은 싸지 않군
국물 종류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설렁탕이나 곰탕은 언제나 맛있는 한 끼이다. 다행히 아이들도 좋아하기에 여행을 가서 딱히 먹을 게 없으면 찾게 되는 집이기도 하다. 물론 어머니가 고와주시는 뼈국물보다는 못하겠지. 시간과 노력을 따져보면 결국은 사서 먹는게 가장 싸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영양가가 높고 청결한지는 모르겠다. 귀찮지만 어머니가 가끔 뼈국물을 내는 이유이시기도 하고.
설렁탕 집도 체인점이 참 많이 생겼는데, 내가 잘 가는 두 설렁탕집은 여러 모로 비교가 된다. 한 군데는 가마솥이 들어가는 입구에서 늘 끓고 있고 어르신 손님이 많다. 주변 지역에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이유도 있을거다. 또 한 군데는 학원 상가 1층에 있는데 여기 손님은 학생과 함께 온 젊은 가족들이 많다.
한 쪽은 진한 국물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데 반해 다른 곳은 고소한 맛으로 손님을 모은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설렁탕에 땅콩가루, 분유를 첨가했다고 난리친 적이 있었지. 그래서 그런지 한 곳에는 저렇게 플랭카드도 붙였더라.
난 이 곳을 좋아한다. 일단 국물을 먹고 나면 입가에 남는 그 기름기가 좋다. 배불리 보신하고 가는 느낌이랄까? 그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결국 개인의 취향. 그래도 이런 국물의 설농탕은 못 먹어본 듯 하다. 어머니는 그 뼈를 너무 오래 삶지 않는지, 4번 이상 삶는 것 아닌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신다. 솔직히 어쩐지 모르겠지만 그런 의심만 하다보면 외식은 불가능에 가깝다.
집 근처의 또 다른 설렁탕집은 꽤나 오래된 곳이다. 그 집이 오래된 곳이란 말이 아니라 체인점이 아주 유명하고 오래되었다는 말이다. 여기 메뉴판을 훓어 보다 재미있는 표현을 발견했다. 설렁탕에 땅콩가루와 치즈를 극소량 포함했다는 말. 그게 싫으면 순설렁탕을 드시라는 친절함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곳 설렁탕은 고소하다. 국물도 맑은 편이고 가격도 아까 그 집 보다는 싸다. 7000원. 아까는 9000원. 이 가격은 지점마다 다를려나?
이 곳도 나쁘지 않다. 좀 더 가깝다는 이유로 자주 찾는 편인데 아이들은 이 곳을 더 선호한다. 종류도 다양한 편이라서 선택의 여지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이 곳도 언론의 고발때문에 부침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른 것을 첨가했는가의 문제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땅콩을 넣든 분유를 넣든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못 먹을 것을 넣은 것도 아닌데. 거짓말을 했다기 보다 굳이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은게 죄일까? (설렁탕이 뼈만 고았을거라는 상식에 반했던 점은 인정해야겠지) 어쨌든 그 때 망하지 않고 잘 견딘걸 보면 용하다.
뼈를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것이 건강과 어떤 관계인지 의학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그래도 한 그릇 먹고 나면 왠지 내 몸에 덜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건강한 음식일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겠지? 건강한 재료로 만든 맛난 음식은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진하건 고소하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