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함께라면... 뭔들!
갈색이 흠뻑 젖은 가을날
갈대숲 너머 너를 본다.
환한 햇살에 가려진 너
초록빛 바람 불어오는 날
마른 비 지나 그녀를 닮은 날
꽃길을 따라 둘이 걷는다
갈대에는 어떤 꽃도 피지 않는데
신기하게도 코 끝이 향기롭다.
네 손을 타고 내 가슴으로 스며들어 온다.
가슴은 두근두근 약속한 듯이 발을 맞춘다
숨소리마저 입을 맞춘다
부드러운 손길 내 팔을 감는다 살며시 기대온다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하염없이 걸었으면 좋겠다.
이럴 땐 너무 자주 만나는 야속한 벤치
새까만 찰랑 찰랑 찰랑 그녀의 머릿결
살랑 살랑 살랑 노래를 부르면
꽃바람 따라 휘파람 따라
너울 너울 무지개
바람이 안타까운 내 마음을 아는지
그녀의 머리칼을 간지럽힌다.
머리칼 너머로 보이는 발그스레한 귀
손 끝으로 쓸어올릴 때면 마음이 두근해 진다.
햇살이 아플 만큼 따가운
이런 날이라도 괜찮아
무엇을 할지 또 어디를 갈지
목적지 없이 걷는 것도 좋아
그래 이런 날이라면,
어디라도 뭐라도
너와 함께라면 뭔들.
- 무지개 (윤닭 of 오브로젝트), 스탠딩에그, 싱글 (2016)